한진중공업 영도공장 해고노동자들이 9일 오전 부산 영도구 봉래동 공장 로비에서 회사 인사담당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1년9개월 전 정리해고됐던 이들은 이날 전원 재취업돼 해고 당시 일하던 부서로 인사발령을 받았다. 부산/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92명 재입사 형태로 복귀했지만
근무지변경·부서이동 동의 서약
복직자들 “또다시 정리해고 우려”
일감부족 여파 곧 휴직 가능성도
근무지변경·부서이동 동의 서약
복직자들 “또다시 정리해고 우려”
일감부족 여파 곧 휴직 가능성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노동자 92명이 9일 회사를 떠난 지 1년9개월 만에 일터로 돌아왔다. 그러나 조선소 일감 부족으로 곧 휴직에 맞닥뜨려야 하는 상황이어서,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2월 정리해고한 부산 영도조선소 생산직 직원 92명을 9일자로 재입사시켰다고 밝혔다. 이번 복직은 다섯 차례 ‘희망버스’ 행렬과 국회 청문회 등이 열린 끝에 지난해 11월 노사가 ‘1년 안에 재입사 형식으로 정리해고자들을 복직시킨다’고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재입사 대상자는 94명이었으나 1명은 정년퇴직을 했고, 1명은 다른 회사에 취업했다.
복직 노동자들은 12일 오전 영도조선소로 출근한 뒤 남구 감만동 연수원에서 교육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곧 휴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진중공업이 군함 등 특수선을 빼고 컨테이너 선박 등 일반 선박을 3년 넘게 수주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현재 생산직 700여명 가운데 500여명은 지난해 12월부터 다달이 통상임금 100%를 받으며 여섯 달씩 번갈아 휴직하고 있다.
복직 노동자들은 9일 오전 7시께 영도조선소 정문 앞에서 ‘동지 여러분 덕분에 복직했습니다’라고 적은 펼침막을 들고 출근하는 동료들한테 인사를 했다. 회사 쪽은 오전 9시께 생산부서로 인사명령을 내면서, 노조 활동 등으로 형사처벌된 적이 있는 5명은 생산부서가 아니라 지원부서로 인사했다. 이에 복직 노동자들은 영도조선소 신관에서 “합의안대로 생산부서로 원직복직을 시켜라”며 농성을 벌였다. 회사 쪽이 오전 10시30분께 5명을 생산부서로 발령하자 해산한 뒤 귀가했다.
지난해 2월 정리해고로 커진 노사 갈등은 1년9개월 만에 일단락됐지만, 복직 노동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했다. 회사 쪽이 요구한 재입사 서류 가운데 ‘근무지 변경이나 부서 이동에 동의한다’는 서약서 때문이다. 한 복직 노동자는 “회사 쪽이 형식상 서류라고 하지만,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하고도 정리해고를 했던 것을 볼 때 일감이 계속 부족하면 또다시 정리해고를 하거나 건설부문 등 다른 곳으로 보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재입사 서류 때 제출받은 서약서 내용은 새로 추가된 것이 아니라 과거부터 존재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전출시키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 선박 수주를 열심히 해서 노사가 조선소를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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