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8일 국제학술대회 개최
조성윤 교수 “나이 80~90대 달해”
조성윤 교수 “나이 80~90대 달해”
일제강점기에 많은 제주도민들은 ‘생계’를 위해 일본으로 갔다. 1930년대 중반 그 수가 많을 때는 5만여명에 이르렀다. 제주도 내 가구당 1명꼴인 셈이다. 그들은 오사카와 고베·교토 등지에서 노동에 종사하며, 고향의 가족과 친인척들을 도왔다. 해방 뒤 일부는 돌아왔지만 상당수는 눌러앉았다. 이것이 ‘재일 제주인’의 뿌리다.
제주대 재일제주인센터(센터장 이창익)가 8일 ‘디아스포라와 재일한국인’을 주제로 여는 개관 기념 국제학술대회는 ‘재일 제주인’과 관련한 연구발표가 이어진다. 조성윤 제주대 교수(사회학)는 ‘재일 제주인 디아스포라 연구의 방향’ 주제발표를 통해 재일 제주인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조 교수는 ‘재일 제주인’을 제주에서 태어나 생활하다가 일본으로 건너가 생활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일본에서 낳은 2, 3세 자식들을 묶어서 부르는 호칭으로 규정했다. 그는 ‘재일 제주인’을 △1920년대부터 해방 전까지 일본으로 건너가 노동자나 자영업자로 정착한 집단 △징용·징병 등 강제동원 집단 △해방 이후 고향에 정착하지 못하고 다시 일본행을 택한 밀항집단 △1986년 한국의 해외여행 자유화 조처 이후 건너간 이른바 ‘뉴커머’(New Comer) 집단 등 4개 집단으로 분류했다.
그는 ‘재일 제주인’의 특성을 다른 지역 출신들보다 일본 사회 내의 강한 상호 결집력을 들었는데, 이의 역사적 근원을 탐라국 시대로 확대했다. 고대 탐라에서는 해상을 통해 일본과 중국을 왕래했으나 다른 지방으로의 이동을 가로막았던 ‘출륙금지령’ 때문에 섬 안에 갇혔던 제주 사람들이 일제 때에는 오랜 억압의 사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활동무대를 찾아 떠났고, 그곳에서 또 하나의 ‘제주도’를 만듦으로써 강한 결집력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그는 “재일 제주인 연구에서 가장 시급한 것이 1세대들의 일본 이주 및 정착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1세대에 대한 연구는 재일 제주인 연구의 기초가 된다. 특히 1세대들의 나이가 80~90대에 이르러 이들의 구술자료를 모아 정리하는 작업은 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에는 제주 출신 동포 거주자가 12만여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학술대회를 여는 재일제주인센터도 제주 출신 재일동포 사업가인 김창인(82)씨가 기금을 내놓아 설립됐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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