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가야마 노부조가 1937년 <사적과 미술>에 쓴 ‘서울의 다리들’ 에서 발췌.
귀틀돌에 새겨진 수표다리의 역사
조선 사람들은 돌다리를 고치거나 하천 바닥을 파고 나면 다리 일부에 그것을 기록으로 남겼다. 광통교 다리기둥에 새긴 ‘경진지평’은 ‘경진년에 준천한 바닥의 기준’을 나타내며, ‘기사대준’은 ‘기사년에 크게 바닥을 팠다’는 뜻이다. 수표교의 귀틀돌에는 ‘무자금영개조’(무자년에 금위영에서 다리를 고쳤다)는 ‘정해개축(정해년에 다리를 고쳐 지었다)’이라는 두 문장이 새겨져 있다.
스기야마 노부조는 이 사진에 대한 설명에서 이 두 문장이 영조의 준천 뒤 새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스기야마는 “‘무자’는 영조 이후 첫 무자년인 순조 28년(1827년)이며, ‘정해’는 두번째 정해년인 고종 24년(1886년)”이라고 추정했다. 수표교의 확장이나 난간 건설과 관련된 정보로 추정되며, 좀더 연구가 필요가 부분으로 보인다. 현재 남아있는 수표교에는 ‘무자금영개조’ 가운데 ‘영개조’만 남아있는데, 1959년 청계천 덮기 공사 때 장충단 공원으로 옮겨지면서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정해개축’은 그대로 남아있다. 글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사진 스기야마 노부조가 1937년 <사적과 미술>에 쓴 ‘서울의 다리들’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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