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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12명 사망·실종 선박, 관제센터 피항 권유 무시 드러나

등록 2012-12-17 22:01

석정36호 “자정까지 버티면 잠잠해질 것” 버티다 참사
지난 14일 12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울산항 바다 작업선 석정36호의 전복 사고 직전에, 석정36호가 울산해양항만청 해상교통관제센터의 피항 권유를 여러 차례 무시한 정황이 드러났다. 당시는 저녁 8시부터의 풍랑주의보 발령을 2시간여 앞두고 있었다.

울산해양경찰서는 석정36호가 사고 전 해상교통관제센터와 주고받은 통화내용을 통해 관제센터가 여러번 석정36호에 피항할 것을 권유했는데도 “자정까지 버티면 잠잠해질 것”이라며 노동자들을 대피시키지 않고 안이하게 대처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17일 밝혔다. 울산해경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석정36호 현장소장 김아무개(47)씨를 입건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통화내용을 보면, 석정36호는 사고 나기 1시간30분 전인 14일 오후 5시40분 관제센터에 전화해 “6개 앵커 가운데 2개가 꼬였다. 양묘(닻줄을 들어올리는 것)가 어렵다”며 지원을 요청해 관제센터가 울산예인선조합에 요청해 대형 예인선(선진801호)을 현장에 보내도록 했다. 이후 5시48분 석정36호는 다시 관제센터로 전화해 “꼬인 앵커를 풀려면 다이버를 해야 하는데 야간이라 어렵다. 자정 이후 기상이 괜찮아질 것 같으니 자정까지 버티면 된다”고 했다.

이에 관제센터는 “자꾸 안일하게 생각하지 말고 정말로 안전한지 신중하게 판단해라. 앵커 체인을 비상 절단해 앵커 꼬인 문제를 해결해라. 예선을 보낼 테니 예선이 출동하면, 가능하면 앵커를 절단하도록 하자”고 권했으나 6시25분 예인선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엔 이미 기상상태가 악화돼 예인작업을 할 수 없었다.

석정36호는 5분 뒤 관제센터에 마지막으로 전화해 “앵커체인의 와이어가 57m로 주묘(닻이 해저에서 끌리는 일)되는 일이 없다. 괜찮다”고 했고, 관제사는 “말도 안 되는 말씀 하냐. 바람은 방향에 의해 잔잔해질 수 있지만 파도가 어떻게 갑자기 잔잔해지느냐”고 다그쳤다. 하지만 석정36호는 “하여튼 앵커가 끌리는 일은 절대 없다”고 버텼다.

이후 7시10분께 석정36호는 뒤늦게 안전지역으로 이동하려 예인선을 통해 닻줄을 올리는 과정에서 균형을 잃고 뒤집혀 승선원 12명이 사망·실종하는 인명피해를 냈다.

울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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