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trickster_***
대선투표 이모저모 2
[투표 이모저모1] 굴착기로 뚫고…체포되고…투표날 이런일이!
■ “투표하러 제주도 갑니다” 비행기표 인증샷
서울에서 제주행 비행기를 타고 투표에 참가하는 시민들도 여럿 있는가 하면, 게스트하우스 운영자는 투표 인증샷을 보내면 무료 숙박권 제공을 약속하기도 했다.
큐레이터 백(@Jellybean**)이라는 트위터리안은 “전 지금 제주로 갑니다. 놀러가냐구요? 아니요 투표하러 갑니다. 주소이전 늦게 한바람에 선거인명부가 제주에 남아 투표소가 제주라는 유인물을 어제밤에 받고 바로 비행기표 예매하였습니다. 여러분 제발 투표해요”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가즈키(@trickster_kaz**)라는 트위터 이용자는 “제주도에서 투표완료ㅠㅠ 이제 자야지!! 서울에서 제주까지 투표하러온 나도 진짜ㅋㅋㅋ 인증은 뱅기표와함께ㅋㅋㅋ 밤새고 새벽부터 한 보람이 있다!!”며 비행기표와 투표소를 같이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서귀포시 안덕면에서 ‘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김진우(@1004jinw**)씨는 투표 인증샷을 이메일로 보내는 주는 사람 100명에게 2박3일 무료 숙박권을 준다고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 행동2(@jyk***)는 “제주강정마을 불법공사 때문에 투표하러 갑니다!”라고 하기도 했다.
제주시 연동 한라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서는 자녀들과 함께 투표에 참가한 유권자들이 투표소 앞에서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 풍랑주의보 거치자…마라도에서도 투표
우리나라 최남단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주민들도 대통령 선거에 참여했다. 마라도에 있던 주민 30여명은 19일 마라도와 모슬포항을 잇는 배를 타고 제주 본섬으로 나와 대정읍사무소에 마련된 제8투표소에서 투표했다.
17일부터 마라도 주변 해역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마라도와 본섬을 잇는 뱃길이 통제됐다가 투표일 새벽 풍랑주의보가 해제돼 투표를 할 수 있게 됐다.
제주시 추자도에서 배로 25분, 15분 거리에 있는 작은 섬 횡간도와 추포도 주민들도 오전 9시30분부터 추자면사무소에서 운행하는 행정선 추자호의 도움으로 추자도로 이동해 주권을 행사했다. 횡간도 유권자는 15명, 추포도는 4명으로, 이날 투표자는 횡간도 8명, 추포도 2명이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 육지속 섬마을 주민 산넘고 물건너 한표
육짓속 섬마을로 불리는 충북 옥천군 군북면 막지리, 옥천읍 오대리 주민은 그야말로 산넘고 물건너 한표를 행사했다.
막지리 주민들은 아침 8시30분께 강배를 타고 대청호를 건너 국원리 마을회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했다. 이들은 군북면 소정리 선착장에 도착한 뒤 옥천군선거관리위원회가 제공한 차를 이용해 투표소까지 이동했다. 옥천읍 오대리 주민들은 9시30분께 마을에서 함께 쓰는 철선을 타고 대청호를 건너 투표를 했다. 이들은 투표 때마다 배와 차를 번갈아 타고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옥천/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 전남 섬 주민들, 겨울바람 속 배 타고 한표
전남 신안·여수 등의 작은 섬 주민들은 어선·도선을 타고 큰 섬에 설치된 투표소로 이동해 소중한 한표 한표를 행사했다. 전남지역 섬에는 투표소 102곳이 설치됐으나, 작은 섬의 유권자들은 이들 투표소로 가는 데 선거관리위가 제공한 선박을 이용해야 했다.
신안군에선 압해도·흑산도에 딸린 작은 섬 26곳의 유권자 1059명이 차가운 겨울 바람을 뚫고 배로 큰 섬에 가 투표 행렬에 동참했다. 흑산면 상태도·중태도 주민들은 하태도로, 압해읍 우관도 주민들은 압해도로 이동하느라 아침부터 부산한 하루를 보냈다.
압해읍 우관도 유권자 35명 가운데 박진우(72) 이장 등 11명은 오전 8시30분 소형 선박을 타고 10여분 만에 압해도에 도착한 뒤 교회 차량을 이용해 복룡리 복지관에서 투표를 마쳤다. 이장 박씨는 “급한 일이 없는 주민들이 아침 일찍 나왔다. 주민 상당수는 목포로 나갔다가 돌아오면서 투표소에 들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남해 먼바다에는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가 일었지만 차츰 풍랑이 잦아들면서 순조롭게 투표가 이뤄졌다.
전남 섬 지역 투표소는 신안 40곳, 여수 25곳, 완도 20곳, 진도 9곳, 영광 3곳, 목포·고흥 2곳씩, 보성 1곳 등이었다. 무안/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 위안부 강제동원 할머니들도 한표
일본군에게 강제로 끌려가 위안부 노릇을 해야 했던 할머니들도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강추위 때문에 투표 시간을 미룬 김군자(86) 할머니 등 7명은 이날 낮 기온이 오르자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을 나서 광주시 퇴촌면사무소에서 투표를 마쳤다.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일본이 우경화해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서 후퇴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새 대통령이 이에 적극 맞서 위안부 피해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 투표하러 가던 80대, 열차 치여 사망
투표하러 가던 80대 노인이 미처 챙겨오지 못한 투표안내문을 가지러 집으로 돌아가다 열차에 치여 숨졌다.
19일 오전 9시41분께 강원도 원주시 봉산동 굴다리 인근 철길 건널목에서 주민 김아무개(88)씨가 청량리역에서 출발해 제천역으로 달리던 무궁화호 열차에 치여 숨졌다.
기관사 송아무개(42)씨는 경찰에 “건널목에 사람이 서 있길래 경고 차원에서 기적을 울렸지만 한 남성이 갑자기 철로로 뛰어들었다. 급제동했지만 충돌을 피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이날 오전 동네 주민들과 함께 투표를 하러 가던 중 ‘등재번호가 적힌 투표안내문을 가져올테니 잠깐 기다려달라’며 집으로 급히 되돌아가던 길에, 차단기가 내려진 건널목을 무단 횡단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의 집은 사고가 난 철길 건널목에서 30m가량 떨어져 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원주/박수혁 기자 psh@hani.co.kr
■ 투표가던 트럭에…쓰레기 버리러 나왔던 70대 사망
19일 오전 10시35분께 광주광역시 북구 동림동 ㅇ아파트 주차장에서 양아무개(71·무직)씨가 몰던 1t 화물차가 문아무개(73·여)씨를 치었다. 문씨는 쓰레기를 버리러 아파트 광장 주차장 옆 재활용품 보관소에 가던 중 화물차에 치여 머리를 크게 다쳐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양씨가 투표를 하러 가려고 주차장에서 화물차를 빼다가 문씨를 발견하지 못해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중이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 유치장 갔다가도 투표
이번 18대 대선에서 선거벽보 훼손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구속 기소된 김아무개(28)씨는 19일 오후 4시30분 검사 지휘 아래 전북 익산시 영등초등학교에 마련된 영등1동 4투표소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과 경찰관이 입회한 상황에서 투표했다.
김씨는 지난 1일 익산시 영등동 ㅂ아파트 벽에 붙어있는 선거벽보 중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벽보를 라이터불로 붙여 훼손한 혐의로 6일 경찰에 붙잡혔다. 익산경찰서 관계자는 “신병이 아직 유치장에 있는 김씨가 투표를 하기를 원해 선관위 등과 협의해 투표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 ‘기표소 안 촬영 안돼요’ 울산서만 6명 적발
울산시 선거관리위원회는 19일 오전 6~11시 남구 삼산1, 삼산6, 신정1동1, 달동2, 야음·장생포3투표소와 북구 송정5투표소 등 6곳에서 기표소 안에 들어가 휴대전화로 투표용지를 찍던 주민 6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이들이 투표 인증샷을 남기려고 투표용지를 촬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 동구 선거관리위원회는 19일 오전 11시30분께 울산 동구 남목1동 1투표소에서 자신이 기표한 투표용지를 휴대전화로 찍다 선거참관인에게 적발된 김아무개(32·회사원)씨를 조사한 뒤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소 안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고, 특히 기표소 안에서 기표된 투표지를 촬영한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돼 있다. 울산에서는 지난 4월 19대 국회의원 선거 때도 투표지 촬영으로 인해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례가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울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일본군 '위안부' 피해 길원옥(왼쪽부터), 이순덕, 김복동 할머니가 제18대 대통령 선거·서울시교육감 재선거 날인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남동 제4투표소인 경성고등학교 체육관에서 투표를 하기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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