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
세계적 건축가의 아시아 유일 작품
시 “허가 만료”…예술계 “문화 파괴”
시 “허가 만료”…예술계 “문화 파괴”
멕시코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1931~2011)의 유작인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안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사진)가 결국 강제 철거된다.
제주 서귀포시는 “세차례에 걸친 행정대집행 계고가 모두 이뤄진 만큼 21일 오전 9시 갤러리에 대한 행정대집행에 들어간다”고 20일 밝혔다. 시는 이를 위해 건물주인 ㈜제이아이디(JID·대표 조강원)와 채권자, 점유자 등 관계자들에게 철거 계획을 통보했다.
시는 21일 오전부터 철거용역과 이삿짐센터 직원 등 35~40명을 동원해 철거에 들어간다.
앞서 시는 광주고법 제주부가 9월24일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의 소유주인 제이아이디가 서귀포시를 상대로 낸 행정대집행 영장통지처분 집행정지신청을 기각해 철거를 예고한 바 있다.
중문관광단지 안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앵커(부속)호텔 사업터에 본보기집(모델하우스)으로 지은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는 400여㎡로 2층 규모이며, 1999년 세계건축가연맹 금상을 수상한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가 설계했다.
시는 지난해 6월 말 이 갤러리의 임시건축물 존치기간이 끝남에 따라 철거를 추진해왔다. 변상인 서귀포시 건축담당은 “애초 철거를 전제로 한 가설 건축물로 허가돼 법적으로 철거에 문제가 없다. 건축물을 보전하자는 여론이 있지만 해당 건축물이 불법 건축물인 만큼 철거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시는 건축물을 완전히 철거하는 데 30여일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갤러리 안의 전시물품과 사무실 비품 등을 임시 보관창고에 옮겨놓았다가 일정기간이 지난 뒤 폐기처분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건축물이 레고레타의 작품으로는 아시아에 남아 있는 유일한 작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의 문화예술단체는 물론 멕시코 정부까지 나서서 철거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의원들과 건축학자, 문화예술계 인사들로 짜인 ‘카사 델 아구아 철거반대 비상대책위원회’(집행위원장 이선화 도의원)도 “세계적인 건축가의 작품 철거는 곧 문화 파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주한멕시코대사관은 마르타 오르티스 데 로사스 대사가 9월 제주도를 직접 방문해 철거계획 중단을 요청했다. 멕시코 외무부도 성명을 내고 레고레타의 유작이 된 작품에 대한 철거를 재고해 줄 것을 우리나라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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