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인에 올라탄 울산대병원 의료진이 23일 오후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해고자 최병승씨와 천의봉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사무국장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현대차 울산공장 인근 송전철탑 위로 올라가고 있다.
울산/뉴스1
현대차 ‘고공농성’ 최병승씨
“폭행 트라우마 죽음으로 이어져”
“폭행 트라우마 죽음으로 이어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인근 송전철탑 위에서 24일로 69일째 고공농성중인 현대차 사내하청 해고노동자 최병승(36)씨는, 회사 용역경비들의 폭력으로 외상후 스트레스성 장애를 앓다 사흘 전 스스로 목숨을 던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해고노동자 이운남(41)씨의 소식에 “운남이 형, 형…” 하며 애통해했다.
최씨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운남이 형하고는 2003년 비슷한 시기에 각각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에서 사내하청 노조를 만들면서 자주 만나 술도 먹고 얘기도 많이 나눴다. 책임감이 강하고 묵묵히 자기일에 최선을 다했던 분이었다”고 그를 기억했다. 그는 “형이 2004년 크레인 농성 때 용역경비들한테 엄청 맞아 정신적 충격을 크게 받았던 것으로 안다. 현대차 비정규직 폭력 사태, 한진중공업 노조 간부 자살 소식을 듣고서 자신의 경험이 겹쳐져 견디기 힘들어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는 “노동자들에게 해고는 간접 살인이요 사회적 타살행위다. 기업이 노조를 탄압하면서 가하는 물리적 폭력, 이로 인한 정신적 상처가 죽음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는 사실이 (해고노동자들이 잇따라 자살하거나 목숨을 잃은) 쌍용자동차에 이어 다시 확인됐다”고 말했다.
최씨는 “노동자들의 잇단 죽음에 사회가 침묵해서는 안 된다. 정리해고 문제는 더 엄격히 규제돼야 하고 노동3권도 폭넓게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법원이 두 차례나 불법파견 판결을 했는데도, 아직까지 회사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21일엔 철탑에서 함께 농성중인 천의봉(31)씨가 발에 동상을 입은데다 옷까지 비에 젖어 철탑농성장 천막에서 휴대용 가스난로를 켜놓고 잠들었다가 저산소증으로 의식을 잃기도 했다. 현대차와 비정규직 노조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가운데 21일 부분파업과 대체인력 투입으로 맞서면서 충돌해 다수가 부상당했다.
이운남씨 빈소가 차려진 울산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울산본부와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 하청지회의 간부와 노조원들이 장례식 준비에 분주히 움직였다. 하창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장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가 2만5000여명으로 파악되는데,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는 100여명에 불과하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회사의 탄압으로 열악한 노동조건, 상시적인 고용 불안에 시달리면서도 노조 가입은 철저히 봉쇄돼 있다”고 호소했다.
울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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