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용 아질산나트륨 소금으로 오인한 탓
지난 2일 평택으로 향하던 한중 카페리에서 발생한 소무역상(이른바 보따리상)의 집단 호흡곤란 사고는 공업용 아질산나트륨을 소금으로 잘못 알고 국에 타 먹어 빚어진 사고로 드러났다. 아질산나트륨은 육류 가공시 검붉은 색으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햄, 소지지 등 육류가공식품에 사용하는 식품첨가제다.
사고는 배에 타고 있던 소무역상 5명 가운데 한 명이 ‘배에 타기 전 끓여서 용기에 담아 온 국이 싱겁다’고 하자 일행 정아무개(63·여)씨가 소금으로 알고 보관했던 아질산나트륨을 국에 타 먹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평택해경 조사결과, 정씨는 3~4개월 전 같은 고향 출신의 소무역상 김아무개(58)씨에게서 문제의 아질산나트륨을 건네 받아 보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경찰에서 “3개월 전 서울의 한 공사현장을 지나다가 커피포트 옆에 백색가루 봉지가 있어 찍어 먹어보니 짠맛이 나 소금으로 알고 챙겨왔었다”고 진술했다. 사고 당시 김씨는 국을 먹지 않아 화를 면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에서도 숨진 조아무개(71·여)씨의 혈액에서 아질산나트륨 성분이 검출됐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해경은 “아질산나트륨은 과다 섭취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고, 특히 노약자는 적은 양에도 반응해 위험하다. 보강수사를 벌인 뒤 과실치사상 혐의로 김씨를 입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2일 오전 8시께 중국 르자오항을 출발 평택항으로 향하던 일조동방호에서 5명이 식사 뒤 호흡곤란증세를 보여 1명이 숨지고 4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사고가 일어났다.
평택/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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