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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철거 강제집행…노동자들 몸으로 막았다

등록 2013-01-08 20:38수정 2013-01-09 08:43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해고노동자 최병승(37)씨와 비정규직지회 천의봉(32) 사무국장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울산 현대자동차 명촌중문 송전탑 주변 농성 천막에 대한 법원의 행정대집행이 실시된 8일 오후 현대차 노조원 등 노동자들이 팔짱을 끼고 강제철거를 막고 있다.  울산/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해고노동자 최병승(37)씨와 비정규직지회 천의봉(32) 사무국장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울산 현대자동차 명촌중문 송전탑 주변 농성 천막에 대한 법원의 행정대집행이 실시된 8일 오후 현대차 노조원 등 노동자들이 팔짱을 끼고 강제철거를 막고 있다. 울산/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집행관들 “다음에 다시 오겠다”
법원이 사내하청 불법파견 인정과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의 송전철탑 농성 천막 등을 철거하려고 강제집행에 나섰으나 노동자들이 거세게 반발해 30분 만에 무산됐다. 법원은 ‘다음에 다시 강제집행하겠다’고 밝혀 노동계와의 충돌이 예상된다.

울산지법은 8일 오후 1시께 집행관 등 법원 직원 30여명과 용역업체 직원 50여명을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주차장 송전철탑 농성장으로 보내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와 정규직 노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울산본부 등이 설치한 농성 천막 10여개와 펼침막 등을 철거하는 강제집행에 나섰다. 현대차와 한국전력이 송전철탑 농성장의 천막 등을 철거하고 최병승·천의봉씨가 철탑에서 내려올 것을 청구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여 결정문을 고시한 지 닷새 만이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와 민주노총 울산본부 조합원 100여명은 법원의 강제집행을 막기 위해 철탑 농성장 인근에 철제 바리케이드를 치고 차량 20여대를 겹겹이 주차한 채 스크럼을 짜고 집행관 일행과 대치했다. 집행관들은 1시30분께부터 농성장 외곽의 펼침막 10여개를 떼어낸 뒤 30여분 만에 집행을 중단하고 돌아갔다. 이날 강제집행에 참여한 용역업체 직원 가운데엔 직업소개소를 통해 아르바이트로 나온 고교 3학년생 2명이 포함돼, 노동자들부터 “법원이 어린 학생들까지 철거용역에 동원한다”는 비난을 샀다.

집행관 쪽은 최씨 등 철탑 농성자에 대한 퇴거 가처분 결정은 고시 뒤 10일이 지나야 강제 집행할 수 있지만, 천막 등 시설물 철거는 결정문 고시 뒤 바로 강제 집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집행관들은 ‘오늘 강제집행에 착수했으나 노조의 반발이 거세 더 집행하지 못했다. 다음에 다시 하겠다’고 말했다. 최씨 등은 지난해 10월17일부터 이날로 84일째 송전철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는 “현대차가 대법원으로부터 정규직 전환의 법적 권리를 부여받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신규 채용 지원서를 받으며 법적 문제제기를 더는 못하도록 합의를 강요하고 있다. 그 마감을 하루 앞두고 법원이 농성장에 대해 강제집행에 나섬으로써 현대차의 신규 채용을 밀어주고 재벌 편을 들어 스스로 제 권위를 떨어뜨렸다. 이제라도 법원은 강제집행을 중단하고 노사 교섭으로 문제를 풀도록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울산인권연대 등 20여개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꾸린 ‘울산 불법파견 대책위원회’도 기자회견을 열어 “울산지법은 불법의 온상인 현대차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두둔하면서 철탑 농성 노동자들에게만 칼을 겨누었다. 철탑 농성에 대한 강제적인 공권력 동원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파국만 불러올 것”이라고 규탄했다.

울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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