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2시 대구 달성군 논공읍에서 홀로 사는 조아무개(78)씨 집에 어린이 손님 5명이 찾아왔다. 어린이들은 조씨에게 내복·목도리·반찬 등을 선물하고, 하모니카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갔다. 이들은 조씨에게 ‘할머니! 감기 조심하세요. 늘 건강하시도록 기도하겠습니다’라고 적은 편지도 전달했다.
이웃의 사랑과 도움을 받아오던 다문화가정, 소외계층, 저소득층 어린이들이 외롭고 쓸쓸하게 살아가는 홀몸노인들을 돕고 있다. 계명대 청년사업단지원센터(소장 김은정 교수)는 지난달 10일부터 어린이 80명을 5명씩 나눠 홀몸노인을 찾아가 위로하도록 이끌고 있다. 한달 만에 대구 달성군과 남구·달서구 지역 홀몸노인 28명을 방문했다. 어린이들은 홀몸노인에게 꼭 필요한 생필품과 사랑을 듬뿍 담은 편지를 전달하고, 장기자랑을 하며 어르신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박지원(12·대구 봉덕초등 6학년)양은 “혼자 계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너무 고마워하셔서 오히려 미안할 정도였다. 눈이 내려 길이 얼어붙어 밖에 나가기가 어렵다고 하셨다. 크면 공무원이 되어서 이런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을 이끌고 있는 최지안(32)씨는 “홀로 살아가는 어르신들이 너무 반갑게 맞아줘서 감사했다. 어린이들에게 참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계명대 청년사업단지원센터는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다문화가정과 저소득 가정의 어린이들이 직접 이웃사랑을 실천하면서 나눔의 가치를 배우며 성장할 수 있도록 2010년 연말부터 홀몸노인 가정 방문사업을 펼치고 있다.
손정은 청년사업단지원센터 팀장은 “현재는 대구 달성군과 남구·달서구에서만 활동하지만, 내년부터는 대구 전지역의 홀몸노인들을 찾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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