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경남 함양군 공무원 정아무개(48·8급)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2일 낮 12시30분께 함양군 유림면 옥동마을 산길에 세워져 있던 정씨의 승용차 안에서 정씨가 숨져 있는 것을 마을 주민 신아무개(60)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신씨는 “11일 낮에도 산길에 승용차가 있어 이상했는데 12일에도 여전히 주차돼 있고 차량 옆에 불을 피운 흔적이 있어 안을 들여다보니 좌석에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차 안에서는 불에 탄 착화탄이 발견됐다.
정씨는 지난해 말 경남도 감찰에서 인건비 횡령 등 3100여만원을 부당하게 챙긴 혐의가 드러나 지난 7일 창원지검 거창지청에 고발됐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검찰 조사에 대비해 8일 하루 휴가를 내고 변호사에게 법률 상담을 받았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집을 나간 뒤 출근하지 않고 연락이 끊겨 부인이 실종 신고를 한 상태였다. 함양경찰서 수사과 관계자는 “유서가 발견되지는 않았으나, 검찰 수사를 앞두고 부담을 견디지 못해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지난달 20일 취임 직후 ‘공직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비리에 연루된 직원은 무조건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으며, 이후 경남도는 정씨와 의령군 직원 주아무개(5급·구속)씨 등 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창원/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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