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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농가 구들장 ‘죽음의 가스’ 안새나?

등록 2013-01-16 20:10

전북경찰, 노부부 죽음 계기로 실험
아궁이서 땔감 태워 가스유입 조사
창틀새시 갖춰 밀폐 많아 대책 필요
지난 13일 오전 10시32분께 전북 장수군 계남면 신전리 한 농가주택에서 노부부가 숨진 것을 이웃 주민이 발견했다. 남편 채아무개(91)씨는 침대에, 아내 박아무개(80)씨는 방바닥에 누운 채 숨져 있었다. 방바닥에는 음식물을 토한 흔적이 있었다. 혈액검사 결과 이들에게서는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25~30%를 보였다.

경찰은 노부부가 최근 15일간에 걸쳐 주택 구들장 공사를 했다는 주민의 말로 미뤄 아궁이에 장작으로 불을 지피고 잠을 자던 중 일산화탄소가 방으로 스며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부부의 사망 사건을 조사하던 전북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가 온돌 구들장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의 유해성 실험을 한다. 경찰은 17일 오전 11시 노부부 사고 현장에서 유족의 동의를 얻어 당시 상황을 재현한다. 이날 경찰관과 가스안전공사 연구사 등 9명은 1차로 연기가 많이 피어나는 연막탄을 아궁이에 터뜨려 방안 가스 유입 경로를 확인한다. 또 2차로 사고 당시 사용했던 땔감으로 연기를 피워 복합가스측정기 2대로 가스 유입량과 농도를 시간대별로 잰다. 구들장은 일산화탄소로부터 안전하다는 일반인의 인식이 옳은지를 밝히기 위해서다.

그동안 온돌 구들장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과거 농가주택엔 문틈이 많아서 외부와 내부 사이의 공기 소통이 자연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은 “요즘은 새시(창틀) 등을 제대로 갖춰 실내가 밀폐돼 공기순환이 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분석 결과를 각 자치단체 등에 보내 안내하기로 했다.

문대봉 전북경찰청 과학수사계장은 “아직도 농촌엔 말린 나무를 때서 구들을 데우는 재래식 아궁이가 많다. 새시 등을 고치면 오히려 공기순환을 막는 밀폐효과가 날 수 있어 안전도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사건 해결도 중요하지만 사고 예방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번 실험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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