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425 축구단 참가 불투명한데
경남FC 등과 타이 친선경기 추진
남북체육협회 “북 없이도 경기 가능”
경남FC 등과 타이 친선경기 추진
남북체육협회 “북 없이도 경기 가능”
홍준표 지사의 공약으로 추진된 경남도의 남북 체육교류가 첫 사업부터 삐걱대고 있다.
경남도민 프로축구단인 경남에프시(FC)와 경남도는 16일 “경남에프시, 북한 425축구단, 타이 므앙통유나이티드 등 3개 축구팀이 22~28일 타이(태국) 방콕의 므앙통유나이티드 전용구장에서 친선경기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남에프시는 20일 출국하기 위해 선수단 22명 등 35명의 항공편 예약까지 끝낸 상태이다.
이 행사는 지난달 12일 도지사 보궐선거 과정에서 홍준표 지사가 정책브리핑을 통해 남북 축구교류전을 열겠다고 공약하면서 기획됐다. 행사 추진은 남북체육교류협회가 맡고 있다. 안종복 남북체육교류협회장은 홍 지사의 고려대 후배로서, 도지사 선거 과정에 홍 지사를 지원했으며, 차기 경남에프시 단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번 친선경기 역시 안 회장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남북 친선경기 성사 여부는 행사를 일주일도 남겨놓지 않은 16일 현재까지 불투명하다. 북한 425축구단으로부터 참가할 것이라는 확답을 아직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통일부도 다음달 25일 대통령 취임식 이후에 추진하면 좋겠다고 행사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경남에프시 관계자는 “이 행사 때문에 전지훈련 일정까지 미뤘는데, 솔직히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우리는 알지도 못한다. 다음주에 행사를 하는데 어느 팀과 언제 경기를 할 것인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남북체육교류협회에 문의를 해도 그쪽에서도 명확히 알려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남도 관계자 역시 “윗선에서 이야기가 오고가는 것이라 실무자들은 답답한 상황이다. 북한과의 교류사업은 항상 마지막까지 확신할 수 없는 것이라지만, 이번에는 우리 정부 역시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계획대로 행사가 열리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종복 남북체육교류협회장은 “민감한 시기에 민감한 문제를 언론이 앞서 보도하는 바람에 북한 쪽에서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늦어도 18일까지는 북한 425축구단의 참가 여부가 확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안 회장은 “설사 425축구단이 참가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일본 제이리그 소속 팀도 3팀이나 방콕에 도착해 있기 때문에 경남에프시는 이들과 친선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경남에프시가 출국하는 목적은 외국 팀과의 경기를 통한 경기력 향상 아니냐”고 말했다.
북한 425축구단은 북한 국가대표 선수를 11명이나 보유한 북한 최강의 축구단이다. 타이 므앙통유나이티드에도 북한 국가대표 선수 2명이 뛰고 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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