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학생인권조례 2년 논란 끝날까

장영수 도의원, 15개항 고쳐 발의
의원 다수 서명…내달 상정 유력
반대해온 교육위 “좌시 않을 것”

　전북도교육청이 2011년부터 추진한 ‘전북 학생인권조례’가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의 반대로 계속 무산되자, 전북도의회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인 장영수(46) 의원이 22일 ‘전북학생인권조례안’을 의원 발의했다.

　장 의원은 “학생인권조례안을 둘러싸고 도교육청과 도의회 교육위가 2년 동안 소모적인 논쟁만 벌였다. 그동안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민주당이 적극적이지 못했는데, 이제는 논쟁을 끝내기 위해 조례안 처리를 더 미룰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조례안은 도교육청에서 만든 조례안 중에서 민감하고 논란을 일으킨 15개 항목을 수정하거나 삭제해 학칙 등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며 “교육위가 다음달 13일부터 열리는 회기 중에 도교육청 안이든 이번에 발의한 수정안이든 하나를 결정해 상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체 도의원 43명 가운데 민주당 소속 35명 중에서 32명이 이번 조례안에 서명해, 상임위(교육위)에서 처리하지 않으면 본회의에 곧바로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례안은 기존 도교육청 안의 “학생은 가족상황, 경제적 지위, 정치적 의견, 성(性)적 지향, 병력, 징계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다”(5조 차별받지 않을 권리)에서 ‘성적 지향’을 뺐다. 또 “여학생은 교복을 입을 경우 치마와 바지에 대한 선택의 자유를 가진다”(11조 개성을 실현할 권리)와 “교직원은 일기장이나 개인 수첩 등 학생의 사적인 기록물을 열람해서는 안 된다”(12조 사생활의 자유) 등을 삭제했다.

　김지성 도교육청 대변인은 “의회가 교육청 안과 의회 안을 서로 심도있게 검토해서 합리적인 내용으로 조례를 제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한 관계자는 “의원 발의안은 학생 권리침해 구제에 있어서는 변함이 없지만, 기본적 권리에서 일부 문구가 삭제되는 등 기본권이 약화돼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의회 교육위 한 위원은 “다수당인 민주당이 힘으로 밀어붙이려 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도의회 교육위는 “학생인권조례안이 교육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채 지나치게 학생 자율에 맡겨져 있다”며 2011년 11월 조례를 부결했다. 이듬해 2월 전북교육청은 도의회와 특별대책위를 꾸려 여러 차례 공청회와 토론회를 거쳐 수정한 ‘전북 학생인권조례안’(5장 51조)과 ‘전북 교원의 권리와 권한에 관한 조례안’(19조)을 만들었다. 종전보다 학생의 인권보장 원칙을 구체화하고, 학생의 책무는 강화했지만 지난해 10월 다시 부결됐다.

박임근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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