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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미혼모의 ‘아름다운 영혼’ 이야기

등록 2013-01-24 20:35수정 2013-01-24 21:50

제주도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강봉석 학예사가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엄마들의 이야기-미혼모(美魂母)’전시회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제주도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강봉석 학예사가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엄마들의 이야기-미혼모(美魂母)’전시회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제주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전시회
보호시설 여성 15명 참여 박물전시
“자립 위한 지원 프로그램 필요”
엄마를 본 적이 없었다. 엄마를 불러본 적도 없었다. 도무지 엄마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다. “엄마에 대한 기억이 없어요. 그래서 엄마를 그릴 수 없어요”라고 말했던 그녀(미혼모)는 빨간 도화지 위에 ‘마음속의 엄마’를 그렸다. 또다른 한 엄마는 느티나무 모형을 전시했다. “아이가 세상에 나가면 힘들 때 그늘이 되어 줄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담았다. ‘새벽별’ 엄마(21)는 매화나무를 만들었다. 그는 “다른 꽃들은 봄에 피는데 매화는 겨울에 피잖아요. 겨울은 힘들다고 생각되는데 그만큼 힘든 것을 견디고 피는 꽃이 매화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23일부터 3월16일까지 제주시 연동 제주도 설문대여성문화센터(소장 김영윤)에서 열리는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엄마들의 이야기-미혼모(美魂母)’전은 미혼모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를 깨뜨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전시회는 사회복지법인 애서원(대표 임애덕)에서 생활하는 미혼모 15명과 여성문화센터 강봉석(41) 학예사 등의 공동작업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인터뷰, 설문조사, 작품제작, 자료준비, 미술심리치료 등 전 과정에 머리를 맞댔다.

전시는 ‘엄마! 내가 아기를 낳았어~’를 시작으로 미혼모가 돼 주변에서 들었던 가슴 아팠던 말, 우리나라 미혼모 현황 등을 소개하고, 이들이 직접 제작한 작품과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코너도 마련됐다. ‘싱글맘들에게 아기는 ☆ ☆이다’라는 코너에서는 아기들에 대한 사랑과 희망이 한껏 묻어났다. ‘인생의 터닝포인트’, ‘에너지’, ‘신호등’, ‘희망’, ‘책’, ‘스승’, ‘심장’, ‘내일’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싱글맘들은 ‘의지가 되는 엄마’, ‘바른 엄마’,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러운 엄마’, ‘다정하고 친구 같은 엄마’, ‘자상하고 떳떳하며 강한 엄마’가 되고 싶다고도 썼다.

강봉석 학예사는 “지난해 10월 애서원 원장님에게 미혼모들이 그린 미술전시 말고 박물전시를 통해 편견과 오해를 깨뜨릴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보자고 해서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시회 준비를 하면서 많이 배웠다. 미혼모들이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지원과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상을 향해 외쳐라’ 코너에서는 이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장식돼 있다. “내가 내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에요. 앞으로 힘든 일이 많이 생기고 세상이 등을 돌릴지라도 좌절하지 말고 언제나 아기가 함께라는 것을 잊지 마. 매 순간순간을 앞으로 전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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