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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반년도 안된 공주보 난간 콘크리트 ‘쩍쩍’

등록 2013-01-29 21:04

29일 오후 충남 공주시 웅진동 공주보 상부의 차량이 통행하는 공도교 난간 곳곳이 콘크리트 조각들이 떨어진 채 방치돼 있다.
29일 오후 충남 공주시 웅진동 공주보 상부의 차량이 통행하는 공도교 난간 곳곳이 콘크리트 조각들이 떨어진 채 방치돼 있다.
주민들 “볼펜으로 긁어도 떨어져”
국토청 “제설작업 탓…문제없어”
전문가 “부실시공…강도 검사를”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금강 공주보의 난간에서 준공 반년 만에 콘크리트들이 무더기로 떨어져나가 부실시공 지적을 받고 있다. 공사 발주처인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한달 가까이 지나도록 현장조사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한겨레>가 확인해보니, 충남 공주시 웅진동 금강보 상부의 차량이 통행하는 공도교(길이 280m, 너비 11.5m) 난간 곳곳이 콘크리트가 떨어져나간 채로 방치돼 있었다. 콘크리트로 된 난간의 표면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 덧바른 ‘시멘트 페이스트’가 무더기로 깨져 떨어진 것이다. 나무껍질처럼 갈라진 탓에 손으로도 쉽게 떼어낼 수 있을 정도인데다 차량 운행에 따른 진동으로 이런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부터 콘크리트 조각들이 난간에서 떨어져나가기 시작했다는 게 인근 주민들의 설명이다. 김아무개(47)씨는 “이달 3일 난간 군데군데에서 깨진 콘크리트 조각들이 보였다. 볼펜으로 긁으면 안쪽 콘크리트도 떨어져나갈 정도다. 올겨울 제설작업을 많이 한 근처 백제큰다리나 공주대교에서는 이런 현상을 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대전국토관리청은 한달 가까이 지난 28일에야 공주보 유지·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공주보 사업소로부터 이런 사실을 공식 통보받았다. 난간 표면에서 일어난 현상이기 때문에 미관상 좋지 않을 뿐 구조적인 문제는 없다는 태도다. 이명원 대전국토관리청 하천계획과장은 “염화칼슘으로 제설작업을 한 뒤 눈덩이들을 난간 쪽에 장기간 쌓아두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 같다. 시공사인 에스케이(SK)건설에 하자 보수 작업을 하도록 알렸고, 조만간 국토청에서 현장조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실시공이 명백하다며, 시멘트 페이스트는 물론 난간 자체의 콘크리트 강도 검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충남도 민관 협력기구인 금강비전기획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허재영 대전대 교수(토목공학)는 “콘크리트 품질 또는 시공 과정에서 양생(굳히는 작업)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제대로 시공했다면 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만큼 난간 등 구조물 전반에 대한 콘크리트 강도 검사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부실시공도 문제지만 과연 4대강에 대형 보가 필요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새 정부에서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업비 2149억원을 들인 공주보는 세차례 시기를 미룬 끝에 지난해 8월1일 준공됐다. 지난 17일 발표된 감사원 감사 결과, 이전에 환경단체에서 주장했던 대로 세굴 방지용 바닥보호공이 설계와 시공 부실로 유실·침하된 사실 등이 거듭 확인됐다.

글·사진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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