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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재건축에 세입자 내쫓기 여전”

등록 2013-01-29 22:46수정 2013-01-30 14:32

용산참사 4년…추모토론회 열려
“서울시 뉴타운 출구전략 좋지만
사용비용 분담문제 중재 나서야”
노숙농성 철거민 등 분통 터트려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커피전문점 사장 권구백씨는 2011년 9월 전 재산과 대출금 1억6000만원을 들여 난생처음 가게를 열었다. 불행히도 가게를 낸 지 한달 만에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바로 옆 건물에 들어섰고, 권씨의 가게는 임대료도 못 낼 만큼 어려워졌다. 아예 외곽으로 나갈 생각에 가게 양도를 알아보던 중 권씨는 건물 재건축 소식을 들었다. 권리금·실내장식·시설비 등 투자금액은커녕, 임대료가 밀린 탓에 보증금도 받지 못하고 쫓겨나게 됐다. 권씨는 “계약 1년도 안 돼 재건축이 될 줄 알았다면 초기 투자금이 많이 드는 커피전문점을 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각 지하상가 중소상인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시설관리공단을 대신해 지하상가를 위탁운영하는 업체는 새달 1일 시설물 개선 공사를 하겠다며 ‘마음을 비우고 나가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업체는 개보수를 조건으로 재계약을 하겠다며 상가 1칸당 비용 5000만원씩을 부담하게 했다. 민간위탁을 반대했던 상인들 중 업체쪽 눈 밖에 난 8명은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하루하루 불안에 떨며 지내고 있다. 이들은 시가 오세훈 시장 시절인 2008년 민간위탁 조처를 해 이런 상황을 초래했으니 서울시가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9일 서울시의회 별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용산참사 4년 추모 토론회’에 나선 사례 증언자들은 용산참사 뒤 4년이 지난 지금도 세입자 문제가 여전함을 호소했다. 동작구 사당1구역의 배중장 목사는 “(뉴타운·재개발의) 출구가 열린 것은 좋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갖 문제를 주민들이 감내해야 한다. 조합해산 동의서를 낸 사람들은 사용비용 부담 협박 속에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고 말했다.

448일째 노숙농성을 이어온 북아현뉴타운 1-3구역의 철거민 이선형씨는 “용산참사 이후 보상해야 할 영업이익이 3개월에서 4개월로 바뀌었지만 감정평가는 한번 훑어보는 식이고 세부내역도 공개하지 않는다. 서울시는 상가세입자 관련 법이 없어 어쩔 수 없다고만 말한다. 출구전략 1년의 점수는 빵점”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발제자로 나선 참여연대 김철호 변호사는 “시가 일몰제에 의해 자동해제되는 구역만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추진주체가 있는 곳의 실태조사를 서두르고 사용비용 분담 문제를 공공이 중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는 민변·토지정의시민연대·희년사회·참여연대·주거권연합·나눔과미래 등이 참여한 ‘토지주택공공성네트워크’와 용산참사4주년추모위원회가 함께 열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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