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제주도, 시현 결과 발표
군함 5척·돌출부두 없을때 가정
주민들 “설계와 다른 실험” 반발
군함 5척·돌출부두 없을때 가정
주민들 “설계와 다른 실험” 반발
정부와 제주도는 31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건설중인 제주 해군기지에 15만t급 크루즈선 2척이 동시 접안할 때를 가정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국무총리실과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17~18일 대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공동으로 벌인 제주해군기지 선박조종 시뮬레이션 결과를 이날 제주도청에서 공개했다.
시뮬레이션은 ‘풍속이 27노트이고 남방파제에 15만t 크루즈선 1척이 계류한 상황에서 또다른 15만t 크루즈선 1척이 서방파제에 입항한다’는, 제주도가 요구해온 조건에서 이뤄졌다. 항만 접안시설인 돌출 부두(돌제부두)가 없는 상황을 가정해 시현했다.
시뮬레이션에 참여했던 이동섭 한국항해항만학회장은 “해상교통 안전진단 지침에 따른 기술적 평가기준인 근접도, 제어도, 운항자 평가 기준을 모두 충족해 입·출항 안전성이 확보된 것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시뮬레인션엔 이 회장, 정부와 제주도가 추천한 연구원, 도선사 등 10명이 참여했다.
그러나 이번 시뮬레이션은 군함이 5척만 접안한다는 가정에서 시현됐다. 해군은 사업 초기 이지스함 등 20여척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장도은 “20척이 들어와서는 안 된다. 5척 이상은 다시 논의할 사항”이라고 잘라말했다. 추가로 함정이 계류한다면 시뮬레이션을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돌출 부두가 없는 상태를 가정했다는 점도 시뮬레이션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정부는 지난해 2월 돌출 부두를 ‘고정식’에서 ‘가변식’으로 조정하도록 했으나, 이번 실험은 돌출 부두가 없는 상태에서 검증한 것이다. 설계변경 논란이 일 가능성이 높다.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과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은 제주도청 앞에서 반발했다. 강 회장 등은 “돌제 부두가 명시됐다면, 시뮬레이션처럼 안전성에 문제 없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부와 제주도의 기자회견장 출입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
국회가 올해 예산 집행의 부대조건으로 ‘70일간 검증기간’을 내걸었던 만큼, 이 조건의 이행 여부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민주통합당 제주도당과 도의원들은 성명을 내어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 발표가 국회의 부대조건을 어긴 채 현재 강행하고 있는 위법 공사의 면죄부로 활용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국정원 직원, 다른 사이트에도 ‘정치 글’
■ “글 안썼다”→“대북심리전”…국정원, 거짓말 들키자 거듭 말바꾸기
■ 징역4년 최태원 ‘눈 질끈’…무죄 최재원 ‘눈물’
■ 박태환 아버지 “우리 태환이가 무슨 죄 있나요?”
■ 희토류 전쟁, 중국의 패배?
■ 국정원 직원, 다른 사이트에도 ‘정치 글’
■ “글 안썼다”→“대북심리전”…국정원, 거짓말 들키자 거듭 말바꾸기
■ 징역4년 최태원 ‘눈 질끈’…무죄 최재원 ‘눈물’
■ 박태환 아버지 “우리 태환이가 무슨 죄 있나요?”
■ 희토류 전쟁, 중국의 패배?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