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희씨
2006년부터 면사무소에 쌀 보내
충북 영동군 양강면은 1일에 설 선물을 일주일 앞서 받았다. 선물은 50년 전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생활해온 한석희(63·사진)씨가 보낸 쌀 114포(300만원어치)다. 한씨는 2006년부터 설을 앞두고 해마다 300여만원어치의 쌀을 면사무소로 보내고 있다.
그는 “가난했던 옛 기억을 떠올려 고향 어르신들에게 떡이나 해 드시라고 보내는 것이다. 너무 작아 오히려 쑥스럽다”고 했다.
그는 양강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가난을 떨쳐보려는 뜻에서 곧바로 상경했다. 알음알음으로 인조가죽 가방 제조 공장에 취업했다. 공장 노동자 생활을 하면서도 야간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쳤다.
가방 공장에서 돈을 모은 그는 1987년 가방 등의 제조에 쓰이는 특수 원단 유통업체 영동화섬을 창업했다. 한해 매출이 50억~60억 정도되는 중소업체다.
그는 2011년 모교인 양강초 동문회에 장학금으로 3천만원을 내놨으며, 지난해에는 졸업생 11명에게 교복을 선물하는 등 틈틈이 고향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한씨는 “어렸을 때 고생은 좀 했지만 이제와서 먹고 살만하고, 또때론 작지만 남을 도울 수 있어 만족한다. 고향 어르신과 학생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동/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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