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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69살 앵커·71살 리포터 “마을뉴스 시작합니다”

등록 2013-02-03 20:27

전북 완주군 용진면 도계마을 어르신들이 강사의 도움을 받아 캠코더 작동법을 익히고 있다.
전북 완주군 용진면 도계마을 어르신들이 강사의 도움을 받아 캠코더 작동법을 익히고 있다.
전북 완주군 농촌 미디어교육
어르신 마을돌며 직접 취재
뉴스 제작해 인터넷 방송 올려
전북 진안군에 용담댐이 생기면서 마을이 수몰돼 1997년 완주군 용진면으로 이사한 백정자(71) 할머니는 요즘 기쁜 일이 하나 생겼다. ‘동네뉴스’를 만드는 것이다. 지난달 31일엔 자식에게 보내는 영상도 찍었다. 모두 건강한지 물어보면서도, 임신중인 둘째며느리 안부를 따로 챙기지 못한 것이 좀 아쉽다고 했다.

완주군의 나이든 이들이 마을의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직접 동영상 뉴스로 만들고 있다. 완주군은 용진면 도계마을, 고산면 신상마을, 소양면 인덕마을 등 3곳의 농촌 노인들에게 미디어 교육을 하고 있다. 농한기를 이용해 마을 홍보를 해보자는 것이다. 10여분 분량의 영상을 ‘우리동네 뉴스’로 제작해 인터넷방송국 ‘희망완주 TV’에서 방영할 예정이다.

용진면 도계마을 주민들은 이달 5일까지 닷새 동안 동영상 찍는 방법, 캠코더 사용법 등을 익히고 있다. 영상에는 마을에서 운영하는 두부공장과 김치공장, 몸이 불편한 노인에게 무료로 미용 봉사 하는 김정숙 할머니, 마을 건강체조, 노인들의 생일잔치 등을 담을 예정이다.

말솜씨가 좋아 앵커를 맡은 최양순(69) 할머니는 “남은 인생 세월이 아까우니 무엇이든지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다. 마을 소식을 우리 손으로 만드는데, 전문가처럼 완벽하면 맛이 없지 않겠느냐”며 너스레 섞어 소감을 말했다. 정정애(62) 부녀회장은 “우리동네 뉴스는 주민들의 웃음과 사랑이 담겨 있으니 그 가치를 무엇과 비교할 수 없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일구(75) 도계마을 이장은 “우리 마을 전통 두부·김치 공장이 지난해 3월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마을기업으로 지정됐고 지난해 매출 3억원을 올렸다. 행정안전부의 우수 마을기업 인증도 받는 등 자랑거리가 많아 전할 소식도 많다”고 자랑했다.

강사를 맡은 강민주씨는 “어르신들이 찍히기만 하다가 직접 찍는 처지가 되니까 즐겁게 잘하신다. 영상 찍는 실력이 젊은 사람 못지않다”고 치켜세웠다. 홍성희 완주군 정보통신담당은 “마을기업 홍보 방법으로 떠올렸다. 어르신들이 이야기나 추억을 곧잘 잊곤 하는데, 영상으로 결과물이 남아서 그런지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완주/글·사진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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