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줄인다고 나선 경남도 전임지사 사업부터 ‘싹둑’?

2017년까지 빚 절반으로 감축 발표
모자이크 사업 등 원점서 재검토

경남도가 1조3000억원을 넘어선 빚을 줄이기 위해 전임 도지사들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여러 대형사업들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윤한홍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4일 기자회견을 열어 ‘경상남도 채무관리대책’을 발표했다.

발표자료를 보면, 지난달 말 현재 경남도 빚은 1조3488억원으로 올해 당초 예산 6조5530억원의 20.58%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경남도는 2017년 말까지 6608억원을 갚아 빚을 현재의 절반 수준인 6880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도는 재정점검단에 맡겨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돈 나가는 구멍을 막겠다는 것이다. 모자이크 사업, 로봇랜드 조성사업, 행정복합도시 조성사업, 무리한 공약사업, 야간 소방항공기 임차 등이 원점에서 재검토할 사업 대상에 올랐다.

모자이크 사업은 경남지역 18개 시·군의 특성과 장점을 반영한 21개 개성있는 사업에 내년까지 6839억원을 들여 조화로운 경남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김두관 전 지사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이다. 외부전문가들로 이뤄진 선정위원회가 3차례 심의를 거쳐 창원 프로야구장 건립, 통영 국제음악당 건립 등의 사업을 확정했다. 하지만 윤 부지사는 “세부사업 하나하나에 대한 사업성 검토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야간 소방항공기 역시 김두관 전 지사 시절인 지난해 초 임대한 것으로, 산불이 많이 나는 봄과 겨울 등 1년에 120일간 사용하기로 계약했다. 시간당 사용료는 1700만원으로, 지난달 31일 계약만료됐으나 재계약을 맺지 않았다.

로봇랜드 조성사업은 김태호 전 지사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이다. 2011년 12월1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에서 기공식까지 열었으나, 사업타당성 미확보, 시공업체 재정난 등으로 애초 사업계획보다 이미 2년 이상 진행속도가 떨어진 상태이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성동 일대 개발제한구역 58만여㎡를 풀어 건설하려던 행정복합도시 역시 김태호 전 지사가 추진하던 사업이지만, 창원시청 이전 문제에 이어 홍준표 지사의 경남도청 이전 공약까지 맞물리면서 주춤한 상태이다.

한편 경남도는 재검토할 무리한 공약사업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윤한홍 부지사는 “진주에 경남도청 제2청사를 건립하겠다는 공약은 아직 구체적인 방향이 나오지 않았으나 반드시 추진할 것이며, 경남도청 이전 공약은 창원시청 이전 문제가 결정된 뒤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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