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집 잃고 창고에 살던 가족
후원·재능기부로 100일만에 입주
후원·재능기부로 100일만에 입주
“설을 창고에서 보내지 않아도 된다니 너무 좋아요.”
전남 보성에 사는 이민주(가명·8)양은 올해 설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석달 동안 노숙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했던 민주는 온 가족이 새집으로 이사간다는 사실이 그저 꿈만 같다. 민주는 “새집에 가면 밤에 화장실도 맘대로 갈 수 있나요? 이제 언니랑 오빠랑 떨어져 살지 않아도 된다”며 즐거워했다.
차상위 계층인 민주네는 지난해 10월30일 누전으로 집에 불이 나 하루아침에 보금자리를 잃었다. 이불과 그릇, 옷과 책 등 가족 6명이 쓰던 집기가 송두리째 타버렸다. 무허가 주택인 탓에 보상도 받지 못할 형편이었다. 민주네 가족은 당장 잠잘 데가 없어 한동안 옆 동네 마을회관에서 살다, 현재는 집 옆 창고로 옮겼다. 6.61㎡(2평)짜리 창고를 개조해 난방을 하고, 바깥에 얼기설기 부엌을 설치해 가까스로 취사를 하고 있다. 민주·민희(12·여)·민호(13)·민철(16) 등 아이들은 창고에 붙은 재래식 화장실을 다니는 일 때문에 큰 불편을 겪었다.
딱한 사정을 들은 이웃들이 설 안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자고 나섰다. 지역의 아산병원·베니샤프·소방서 등이 앞장서 후원금 4000여만원을 모았다. 제이와이(JY)아키텍트는 재능기부로 설계와 공사를 맡았다. 이웃들은 밤낮으로 공사를 서둘러 불이 난 지 100일 만인 7일 오후 4시 민주네의 입주식을 연다. 황지혜 초록우산재단 복지사는 “새집의 외관은 갖췄지만 집기는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 아이들이 설을 따뜻하게 맞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061)753-5129.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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