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연합, 시료 분석
불산 누출 사고로 5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주변의 일부 식물 시료에서 불산 성분이 검출됐다고 6일 화성환경운동연합이 밝혔다.
화성환경운동연합은 시민환경연구소에 의뢰해 삼성전자 화성공장에서 불산 누출 사고가 일어난 직후인 지난달 28일 오후 공장 주변 3곳(반경 1㎞)에서 깻잎과 신갈나무 잎사귀 등 3가지 식물 시료를 채취해 정밀 검사를 했더니, 이 가운데 한 곳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불산 성분이 나왔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쪽은 불산의 외부 누출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고, 환경부도 사고 이후 3~4차례 실시한 공장 주변 대기질 조사에서 불산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한 바 있어 논란이 일 전망이다.
환경연구소 관계자는 “검출된 불산의 농도 수치가 높지는 않고, 이번 누출 사고에 따른 것인지는 아직 확정할 수 없다. 그러나 대기 중이 아닌 일부 식물에서 유독물질인 불산이 검출된 만큼 검사 지역을 좀더 확대해 정밀 분석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란 화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불산 검출 농도가 높지 않다고 해도 누출 사고가 난 삼성전자 화성공장 외부에서 검출된 것이어서, 일상적 누출 등 상당한 문제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들 환경단체는 추가 조사와 정밀 분석작업을 한 뒤 14일께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앞서 환경단체들은 “삼성 화성공장 주변에서 유독물질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두통 등에 시달린다고 호소하는 주민들이 상당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불산 등이 일상적으로 노출됐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의혹을 제기해왔다.
다산인권센터 등 시민·환경·노동단체 20여곳이 꾸린 ‘삼성전자 화성공장 불산 누출사고 은폐 규탄과 진상규명 및 대책수립 촉구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전자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화성/김기성 기자, 김정수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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