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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폭탄 테러’ 협박…3천여명 대피 소동

등록 2013-02-07 21:10수정 2013-02-07 22:00

전주서 자살사이트 운영자 “17억 달라”
경찰 수색결과 ‘허위전화’ 밝혀져
자살사이트 운영자라는 남성이 7일 오후 거액을 요구하며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 롯데백화점 전주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협박했다. 경찰과 군이 백화점을 수색한 결과 폭발물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설 명절을 앞두고 백화점을 찾은 시민 3000여명이 다급히 대피하는 등 불안에 떨었다.

이 남성은 전북지역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경찰에 신고하거나, 시민들이 대피하면 백화점 안에 있는 자살사이트 회원들이 폭발물을 터뜨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경찰은 백화점 내부와 주차장 등을 수색한 결과, 폭발물이나 자살사이트 회원들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장소를 옮겨가며 휴대전화로 백화점에 전화해 ‘5만원권으로 17억원을 준비하라’고 요구했다가 나중에는 금액을 2억원으로 낮춰 요구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폭발물 협박이 전해지자 백화점에 있던 손님과 영화 관람객 등 3000여명이 공포에 떨며 긴급히 대피했다. 손님 박지연(39)씨는 “3층에서 어떻게 백화점 밖으로 빠져나왔는지 모를 정도로 급박했다. 백화점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와 정신이 아득해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영화를 관람하다 뛰쳐나왔다는 김영수(28)씨는 “백화점 직원이 ‘건물에 이상이 있어 나가달라’고 말해 의아했지만, 트위터를 통해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다”고 말했다.

백화점 쪽은 ‘화재가 났다’는 안내방송을 내보내고 매뉴얼대로 고객들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백화점은 오후 6시15분께 영업을 재개했으나 7시30분께 평소보다 일찍 폐점했다.

경찰 관계자는 “협박 용의자의 휴대전화 목소리, 사건 현장에서 확보된 목격자 진술 등을 종합해 용의자로 추정되는 40대 남성의 신원과 위치를 쫓고 있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경찰 추적을 피하려고 대포폰(남의 이름으로 동록된 휴대전화)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후 3시께 이 남성은 언론사에 연락해 전주시 효자동 효자공원묘지 주차장에 세워둔 경차를 지켜보라고 예고한 뒤 이 승용차를 폭발시켰다. 경찰은 액화석유가스(LPG)통을 차량 안에 넣어두고 불을 내어 전소시켰다고 밝혔다. 이 승용차는 지난 4일 전주시 완산구에서 도난된 차량이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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