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협동조합 10년간 8000개로”

상담·교육 종합지원센터 5월 설립
기금 만들어 창업·운영자금 대출
의료·육아 등 업종간 협력사업도

이탈리아 중북부에 자리한 에밀리아로마냐주의 주도 볼로냐시의 지난해 10월 기준 실업률은 6.4%다. 이탈리아 전체 실업률 10.6%보다 훨씬 낮다. 400여개의 협동조합이 지역내총생산의 45%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윤추구가 목적이 아닌 협동조합들은 위기가 닥치면 일자리를 줄이는 대신 전체 임금을 깎고 일자리를 나눈다.(2012년 11월2일치 29면 참조)

서울시가 볼로냐 같은 협동조합도시로 거듭나겠다며 13일 ‘협동조합 활성화 계획’을 내놨다. 종합지원센터를 세우고 공공조달 시장, 기금 조성으로 협동조합을 위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뼈대다. 시는 이 과정에서 자발성과 참여의 협동조합 정신이 훼손되지 않고 지역사회에 뿌리내리도록 교육과 공간 제공, 초기 자본 빌려주기 등에 집중할 방침이다.

지난해 11월 볼로냐를 방문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볼로냐는 1950년대만 해도 아주 가난했던 도시였지만 협동조합으로 빈부격차를 줄이고 지속가능한 경제를 만들어냈다. 서울시도 앞으로 10년 동안 협동조합 수를 8000개로 늘리고 경제 규모도 서울 지역내총생산의 5%인 14조3700억원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이를 위해 상담·교육 구실을 하는 ‘협동조합 종합지원센터’를 오는 5월 은평구 녹번동 옛 국립보건원 터에 설립한다.

또 올해 시 예산 500억원을 출연해 조성하는 사회투자기금의 내부기금 형태로 협동조합기금을 만들어 창업 및 운영자금으로 빌려줄 계획이다.

시는 협동조합 형태의 ‘사회적 가맹점’ 모범사례를 개발하고, 볼로냐의 카라박 프로젝트(보육협동조합·건설협동조합·교사협동조합 등이 뭉쳐 어린이집 설립·운영)처럼 서로 다른 업종의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이 협력하는 컨소시엄 사업도 활성화한다.(2012년 11월23일치 29면 참조)

예를 들어 의료생협과 외식업, 간병, 치유문화 등의 사업을 하는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을 묶어 만성질환자 간병 프로그램을 만드는 식이다.

또 시와 산하기관이 해마다 3조원 넘게 구매하는 공공조달시장에서 협동조합이 생산하는 물건이나 서비스에 가점을 줘 우대하기로 했다.

공동육아·돌봄·보건의료·주택·전통상인 및 소상공인·베이비부머·비정규직 노동자 등 공공성이 강한 7대 전략분야의 협동조합은 별도로 집중지원해 제대로 된 성공사례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들 협동조합엔 임대보증금 1억, 사업비 8000만원까지 지원한다.

박기용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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