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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음독한 충남교육감 농약 중독
‘장학사 시험’ 비리수사 차질 빚을듯

등록 2013-02-20 21:39

근육 녹는 증세 등 합병증
경찰, 장학사 1명 추가조사
19일 제초제를 마신 뒤 2시간 만에 발견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김종성(63) 충남도교육감이 농약 중독에 따른 합병증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육감이 장기간 입원 치료를 받게 되면 경찰 수사도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홍세용 농약중독연구소장(신장내과 교수)은 20일 “김 교육감한테서 농약 성분 때문에 근육 일부가 녹아드는 ‘횡문근 융해증’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이 음독한 제초제는 식물의 성장호르몬을 교란시켜 제초효과를 보이는 디캄바 계통의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진은 김 교육감이 500㎖ 용량의 제초제 가운데 절반이 넘는 300㎖를 마신 것으로 파악했다. 그의 의식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2~3일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할 참이다.

지난해 교육전문직(장학사·교육연구사) 시험문제 유출과 그 대가로 돈이 오간 사건에 관여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로 두 차례 소환 조사를 받은 김 교육감은 관사에서 음독 전 에이(A)4 종이에 메모를 남겼다. 그는 종이 양면에 ‘충남 교육가족들에게 미안하다’ ‘부끄러움이 없고 부하 직원을 관리 못한 내 부덕의 소치다’ ‘나는 정말 결백하다’는 취지의 글을 썼으며, 당일 저녁 둘째아들이 이를 발견했다.

메모 내용이 알려지자 충남도교육청 안팎에서는 경찰이 정황 증거만으로 무리하게 강압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에 대해 대전지검 관계자는 “지역 교육계 수장을 소환 조사하는데 경찰이 증거 없이 허술하게 수사하겠는가. 물증이 직접증거가 되지 않는 때에는 진술이 가장 중요한 증거가 된다. 혐의 입증이 되는데도 끝까지 부인하면 죄질이 더 좋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충남경찰청 수사2계는 최근 도교육청 비서실 직원 2명을 불러, 이번 사건과 관련한 부분을 조사했다. 수사 관계자는 “추가로 장학사 1명이 지난해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개입한 정황을 확보하고 범죄 혐의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교육감의 치료 경과를 지켜본 뒤 신병 처리 일정을 결정하기로 했다.

도교육청 승융배 부교육감은 21일 장학사 매관매직 사태를 불러온 교육전문직 시험 제도에 대한 쇄신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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