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쪽 158억 손배 취하
최강서씨 장례 치러야”
최강서씨 장례 치러야”
숨지고 60일이 지나도록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는 한진중공업 노조간부 최강서(36)씨의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부산지역 원로들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촉구했다.
1987년 경찰 고문으로 숨진 박종철씨의 아버지 박정기씨, 배다지 민족광장 상임의장, 송기인 신부 등 30명은 20일 부산역 근처 광장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회사 쪽의 조처에 절망과 항의의 뜻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인의 주검을 60일이 넘도록 차디찬 시멘트 바닥에 두고 장례를 미루고 있는 것은 우리의 미풍양속에 먹칠하는 일이며 박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에도 큰 오점이 된다. 따라서 박 당선인은 25일 대통령 취임 전에 최씨의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한진중공업 노사는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고, 회사 쪽은 가혹하게 노조를 상대로 청구한 158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취하해야 한다. 부산시와 여야 정치권은 한진중공업 노사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모든 방안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원로들은 최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회사 쪽 잘못이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최씨 등 정리해고자 90여명이 1년9개월 만에 일터로 돌아왔지만, 회사 쪽이 바로 무기한 휴업 발령을 내고 노조를 상대로 2011년 제기한 158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취하하지 않은 것이 최씨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것이다.
이종석 부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상임고문은 “한진 재벌한테는 미미한 금액일지 모르겠으나, 회사 쪽이 노조에 158억의 손배를 강요하는 것은 억지가 아닌가 생각한다. 노조도 회사 쪽에 대한 불신감을 버릴 필요가 있다. 국회와 관련단체, 정치권에 중재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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