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 효자동에 둥지를 튼 고령자 친화기업 ‘천년누리’ 사업장에서 어르신들이 화과자를 빚고 있다.
노인 16명 일하는 전주 ‘천년누리’
두달새 화과자 3500상자 납품 인기
“나이 들어도 일할 수 있어 행복”
두달새 화과자 3500상자 납품 인기
“나이 들어도 일할 수 있어 행복”
“집에서 혼자 있으면 벽만 쳐다보고 우울증에 빠질 텐데, 여기서 함께 일하니까 젊어지는 것 같다. 일자리가 있으니 너무나 좋고 고맙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에 둥지를 튼 고령자 친화기업 ‘천년누리’에서 일하는 60살 이상 노인들의 반응이다. 이곳은 노인들의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이 목적이다. 천년누리는 어른들이 백살·천살까지 새 희망을 가지고 잘 살자는 뜻으로 이름지었다.
지난해 7월 법인을 설립해 보건복지부 고령자 친화기업 공모사업에 채택됐다. 노인 16명을 뽑아 지난해 12월13일 문을 열었다. 올해에는 3명을 더 뽑을 계획이다. 노인들은 주5일 동안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6시간가량 일한다.
이곳에서 하는 사업은 전주빵 생산, 한옥 민박 제공, 전통주 생산 등 3가지다. 한옥 모양의 비빔빵을 다음달 출시할 예정이다. 웰빙식 빵 하나를 먹으면 비빔밥을 먹는 것과 같은 영양 효과가 나도록 해 전주의 대표 브랜드로 만든다는 것이다.
지금은 화과자를 만들어 결혼식장에 납품하고 있다. 노인들이 직접 손으로 만들기 때문에 호응을 얻고 있다. 지금까지 모두 3500상자 이상을 결혼식장에 납품했다. 올봄 결혼 성수기를 맞으면 주문이 늘 것으로 기대한다.
가장 나이가 많은 임정애(80)씨는 “집에만 있으면 잔소리만 느는데, 퇴근하면서 손주들에게 먹을 것을 사가는 게 행복하다”고 기뻐했다. 반죽을 떼어서 과자모양을 만드는 박본순(69)씨는 “방부제를 넣지 않고 정성 들여 만든다. 아직은 초보여서 무게 35~36g을 소형 저울에 재야 한다”며 웃었다. 과자 굽는 일을 맡은 김성동(63)씨는 “나이가 들어도 일을 할 수 있게 돼 불안감이 없어진다. 이런 일자리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옥을 체험하는 민박장소는 전주 한옥마을에 있다. 가족 단위로 묵을 수 있도록 방 3개를 갖췄다. 전주시가 한옥을 5년간 무상으로 임대해줬다. 전통주도 한옥마을에 양조장을 지어서 운영할 예정이다. 막걸리를 고급화해 팔기로 했다.
전주금암노인복지관장인 서양열(41) 천년누리 대표는 “노인들의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고민하다가 공모사업에 참여했다. 전주빵이 가치있는 브랜드를 확보하면 지역사회 여러 곳이 전주빵을 생산하게 돼 노인 일자리 마련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글·사진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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