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임시회서 오늘 다시 상정
시민단체 “지하수 사유화 안될말”
한국항공 “도 물산업 활성화 도움”
시민단체 “지하수 사유화 안될말”
한국항공 “도 물산업 활성화 도움”
26일 제주도의회 임시회에서 다뤄질 한진그룹 계열 한국공항㈜의 먹는샘물용 지하수 증산 동의안과 관련해 시민단체가 사기업의 이익추구를 위한 지하수 증산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곶자왈사람들과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환경운동연합은 25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먹는샘물용 지하수 증산을 위해 한국공항이 신청한 ‘지하수 개발 이용시설 변경 허가 동의안’에 대한 제주도의회의 부동의 결정을 촉구했다.
한국공항은 지하수 취수량을 매달 3000t(하루 100t)에서 6000t(하루 200t)으로 늘려 달라고 도의회에 요청했다. 한국공항의 지하수 증산 신청은 이번이 네번째다. 2011년에는 제주도 지하수관리위원회에서 거부됐고, 지난해 6월에는 제주도 심사를 통과했으나 도의회가 의결보류 결정을 내렸다. 같은 해 12월에도 도의회가 심사했으나 가부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해를 넘겼다가 이번에 허가 동의안을 다시 상정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환경단체들은 도의회가 사기업의 먹는샘물용 지하수 증산 요청을 허용하게 되면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에 따라 공공자원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는 지하수 관리정책이 무너질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제주특별법은 지하수의 공공적 관리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사기업인 한진의 먹는샘물용 지하수 증산 요청은 당연히 부동의 결정을 해야 하는데도 도의회의 두차례에 걸친 우유부단한 결정은 도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20일에도 제주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은 공동 성명을 내고 “증산이 허용되면 제주도정이 지하수 사유화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으며, 한국공항은 인터넷 판매는 물론 오프라인 판매까지 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공항 쪽은 ”해외 항공노선 등에서 공급하는 먹는샘물 이미지가 높아지면 제주도가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려는 물산업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주상공회의소도 이날 성명을 내고 “한국공항이 요청하는 하루 200t의 취수량은 제주시내 목욕탕에서 사용하고 있는 양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공항에 대해서만 반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공항은 1984년부터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공장에 하루 2200t의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으나 100t을 뽑아서 사용하고 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