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6시40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한 아파트 화단에서 성남시청 공무원 ㄱ씨(32·여)가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아파트 14층 ㄱ씨의 방에서는 “근무하기 힘들고 어렵다” 등의 내용이 적힌 유서 3장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ㄱ씨는 올해 5월 결혼을 앞두고 있다.
숨진 ㄱ씨는 지난해 4월 성남시 사회복지담당 9급 공무원으로 임용돼 분당구의 한 동사무소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장애인 자활 지원, 아동복지, 기초노령연금 접수 등 20여가지의 사회복지 업무를 맡아왔다. 만 0~5살 보육료 양육수당 신청 대상자 2659명, 기초노령연금 신청 대상자 800명,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290명, 장애인 1020명 등의 업무를 혼자서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부터 교육청 업무였던 초·중·고교생 학비지원사업까지 넘어와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다고 동료 공무원들은 전했다. 동료들은 “ㄱ씨는 이른 아침 출근해 밤 10시를 넘겨 퇴근하는 날이 많았다”고 말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성남시의 사회복지직 공무원은 모두 188명으로 인구 한 명당 5000명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시의 사회복지 관련 공무원도 “정부의 복지사업만 따져도 2006년 186개였지만, 현재는 296개에 이른다”고 인력난을 호소했다.
경찰은 ㄱ씨가 업무 과중 이외에 다른 개인사정이 있을 것으로도 보고 유서와 주변인물을 상대로 자세한 사망 원인을 조사중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 한 병원에서는 용인시 사회복지직 공무원(29)이 투신해 숨졌다. 이 공무원도 평소 업무 과중 등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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