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300억 빚 등 혈세 낭비”
노조 “구조조정 합의 했는데
병원 경영진이 시행도 안해”
홍준표 지사에 항의 방문키로
노조 “구조조정 합의 했는데
병원 경영진이 시행도 안해”
홍준표 지사에 항의 방문키로
경남도립 공공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이 불어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문을 닫게 됐다.
윤한홍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26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부지사는 회견에서 “진주지역의 의료서비스 과잉공급으로 진주의료원이 지난해 70억원의 손실을 입는 등 적자 규모가 갈수록 커져 현재 300억원에 가까운 빚을 지고 있다. 이대로 두면 회생 가능성 없는 의료원에 도민 혈세가 끝없이 투입되거나, 3~5년 안에 모든 자본금을 잠식하고 파산하게 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설치 조례 개정 등 법적 절차를 밟으면서, 현재 203명인 입원환자들에게 폐업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다른 병원으로 옮기도록 설득하기로 했다. 또 233명인 전체 직원들에게도 자진퇴사하도록 하며, 재취업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도는 환자들을 모두 퇴원시킨 뒤 폐업을 하고, 시설을 팔아 빚을 갚을 방침이다.
해마다 5억~20억원가량 발생하던 적자는 2008년 5월 520억원을 들여 진주 중안동에서 초전동으로 병원을 새로 지어 옮기면서 연간 40억~70억원으로 불어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말 현재 약품과 진료재료 외상 매입금이 28억5100만원에 이르고, 인건비도 28억4100만원 미지급된 상태이다. 최근에는 의사들도 잇따라 병원을 떠나고 있으며, 일부 의사는 경남도에 급여 지불보증을 요구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병원장도 공석 상태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공공의료기관이기 때문에 수익성보다 공공성을 우선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회생 가능성을 찾을 수 없어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었음을 이해해주면 좋겠다. 공공의료 관련 법도 바뀌어 이제는 도립의료원이 없더라도 민간의료기관에서 공공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27일 홍준표 경남지사를 항의방문하기로 하는 등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진주의료원지부장은 “노조는 병원의 어려운 처지를 공감해 무급 토요근무를 도입하고, 구조조정 차원에서 이달말 13명이 명예퇴직하는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대책에 합의했으나, 병원이 이를 시행하지 않았다. 불어나는 적자는 무리한 병원 이전과 경영진의 무능력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그럼에도 노조와 단 한차례 상의도 없이 폐업을 하겠다는 경남도의 결정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공석인 병원장을 대신해 진주의료원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남경희 진주의료원 기획관리실장은 “경남도가 갑자기 폐업 방침을 발표해 직원들조차 아직 이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이다. 직원회의를 열어 병원의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진주의료원은 1910년 9월 자혜의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어, 1925년 경남도립 진주병원을 거쳐 1983년 경상남도 진주의료원이 됐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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