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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오원춘 사건’ 1년…경찰 112센터 ‘안일한 대응’ 여전

등록 2013-03-04 22:24

성남서 신고했는데 서울청 연결
“몇번지냐” 또 사건 장소 실랑이
어이없이 민원콜센터 돌리기도
신고 47분만에 “사건 처리” 통보
경찰 112신고센터의 안이한 대응으로 경기도 수원에서 20대 여성이 살해당한 이른바 ‘오원춘 사건’이 일어난 지 1년 가까이 됐는데도, 경찰 112신고망은 여전히 허술하게 운용되고 있다.

3일 저녁 8시50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단지 어린이놀이터를 지나던 이아무개씨는 학생 7~8명이 담배를 피우며 욕설하는 것을 목격했다. 이씨는 112 신고를 하려 했으나 휴대전화를 집에 놓고 나와, 길 가던 <한겨레> 기자에게 부탁했다. 기자는 휴대전화에 지역번호(031)와 112를 눌렀다. 저녁 8시53분 신고전화를 받은 경찰관은 신고 내용을 듣기도 전에 “무슨 동이냐”고 물었고, 기자는 “○○동”이라고 답했다. 경찰관은 “그런 동은 없다”고 했다. 기자는 “031과 112를 누르면 경기지방경찰청으로 연결되는 것 아니냐. 그런 동이 없다니 무슨 말이냐”고 말했다. 경찰관은 “그럼 몇 번지냐. 주소를 대라”고도 했다. 그러고는 “여기는 서울지방경찰청이다. 182를 대줄 테니 거기에다 말하라”며 전화를 돌렸다. 182는 경찰 관련 민원 및 실종신고 등을 처리하려고 경찰이 지난해 11월부터 운용하고 있는 민원콜센터 번호다. 112센터 경찰관이 신고전화를 사실상 끊은 것이다.

지난해 4월1일 밤 수원에서 일어난 오원춘 사건 때도, 112신고센터 직원들은 피해 여성의 애타는 구조요청에 ‘주소가 어디냐’고 되묻고 ‘장난전화인 것 같다’며 안일하게 대응해 끔찍한 화를 불렀다.

제대로 112 신고를 못하게 되자 9시3분께 다시 031과 112로 전화했고, 이번에는 경기경찰청 112신고센터로 곧바로 연결됐다. 상황을 설명하자 경찰관은 “일단 사건 처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밤 9시40분 관할 파출소에서 ‘사건 처리가 끝났다’는 연락이 왔다. 112에 신고 전화를 한 지 47분 만이었다. 어린이놀이터는 이 파출소에서 직선거리로 300m쯤 떨어져 있다.

이를 지켜본 이씨는 “정말 긴급한 상황이었으면 큰일이 벌어졌을 것”이라며 혀를 찼다.

서울경찰청과 경기경찰청 관계자는 ‘신고 전화가 이상하게 연결된 것 같다. 112 통신망의 장애 여부를 확인해보겠다. 112센터 근무자가 신고자에게 불친절하고 주소를 물은 것은 잘못된 일로, 철저하게 교육하겠다’고 알려왔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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