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공군기지 이전’ 물꼬 텄다

‘군공항이전 특별법’ 국회 통과
시, 첨단산업단지로 활용 계획
3조원 사업비·대체지 확보 난관

국회에서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광주, 수원과 함께 대구의 공군기지를 옮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대구 인근에 600여만㎡의 대체이전지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는 6일 특별법 통과를 환영하면서, 대구 공군기지 이전을 위한 계획 마련에 나섰다. 대구시와 대구 동구는 오는 9월 시행령 등 관련 법령 정비 이후 국방부 장관에게 대구 공군기지 ‘케이투’의 이전을 건의하기로 했다. 공군기지 이전지는 국방부가 후보지를 선정해 이전계획을 마련하면, 해당 지역 주민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대구시는 대구 공군기지가 옮겨가면 기지 주변 주민 20만~30만명의 소음 고통이 해소되는 것은 물론, 기지 터 6.44㎢를 첨단산업단지와 연구개발단지로 꾸며 지역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기지를 옮기고 새 기지를 건설하는 비용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이다. 대구시는 기지 터를 팔면 이전 비용과 새 기지 건설 비용 3조원을 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지만, 시민단체들은 10조원 이상 비용이 들며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돈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용 마련보다 더 어려운 문제는 새 기지 이전 후보지를 정하는 것이다. 김종도 대구시 도시주택국장은 “관련 법규 등을 고려하면 경북지역으로만 이전할 수 있고, 경남이나 충청으로 이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소규모 군사공항이 있는 경북 예천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유력한 가운데, 경주시 안강과 울진군 등도 거론되고 있다.

대구시는 소음이 심하고 지역개발에 걸림돌이 되는 군사공항을 유치하겠다고 나설 지역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광주 군사공항은 2008년 전남 무안으로 이전이 결정된 상황에서 주민 반발로 5년째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구시는 이전 후보지에 어떤 혜택을 줄 수 있을지 파악하기 위해 정부가 동두천 미군기지를 옮긴 평택에 18조원, 양성자 가속기를 유치한 경주에 3000억원의 지원금을 준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

이재혁 대구경북 녹색연합 운영위원장은 “국회에서 통과된 특별법의 내용을 보면, 공군기지 이전 비용을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업자가 부담하도록 되어 있다. 이렇게 하면 실현가능성이 적다. 특히 주민투표를 통해 후보지를 정하면 이전할 수 있는 곳이 아무 데도 없다. 군사공항 이전은 지방에 맡길 것이 아니라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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