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생태전문가 초청토론회
난개발 막을 조례제정 필요 주장
일부 개발로 생태계 교란 지적도
난개발 막을 조례제정 필요 주장
일부 개발로 생태계 교란 지적도
막개발로 산허리가 잘려 나가고 있는 충북 청주 구룡산을 살리려면 생태공원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동호 충북대 건설기술연구소 초빙교수는 녹색청주협의회와 원흥이생명평화회의가 6일 청주시의회에서 연 ‘청주 구룡산 난개발에 대한 생태전문가 초청 토론회’에서 “구룡산 생태공원화가 구룡산 막개발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2008년 청주시가 내놓은 ‘도시생태현황도’를 보면 구룡산은 두꺼비 등이 서식하는 생태 보물창고로 개발행위 억제 1등급 지역이다. 생태공원으로 지정한 뒤 법적으로 개발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영근(51) 청주시의원은 조례를 제정해 개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생태공원이 들어선 원흥이 방죽 주변과 두꺼비의 주요 서식처인 구룡산을 체계적으로 관리·보존하기 위해 법·제도적 장치가 절실하다. 야생동식물보호, 자연환경보호 등의 조례 제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구룡산 막개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토론회에 앞서 ‘청주 거점 도시 생태숲 구룡산의 가치’라는 주제 발표를 한 장인수 자연환경복원연구원장은 “구룡산은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는 청주 남서부에서 가장 큰 규모로 잔존하고 있는 산림식생이자 생물 서식 거점인데 급격한 개발 등으로 생태계 교란이 심화되고 있다. 생태숲으로 지정해 생태·사회문화적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종범 아태양서파충류연구소장은 “구룡산 숲과 논·밭 등을 확보해 양서류의 서식처를 마련하고 양서류 생태공원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하철 전남대 생물학과 교수도 “구룡산 일부의 개발로 생태계 일부가 위협을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구룡산 생태계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막개발을 막아야 구룡산과 사람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구룡산 일대는 지난해부터 방송사 미디어센터(1만2190㎡), 다가구 주택(2808㎡)이 들어선 데 이어 의류복합매장, 골프연습장, 주택단지 등의 입주를 위한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맞서 구룡산 주변 마을 주민들은 지난 1월 구룡산 살리기 시민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시민모금으로 구룡산 일대 땅을 사려는 ‘구룡산 트러스트’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500여명이 참여했으며 530여만원을 모았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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