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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제도가 싫다” 대구서 고교생 또 투신

등록 2013-03-07 19:45수정 2013-03-07 22:21

입학한 지 사흘 만에 목숨 끊어
‘공부 잘해야’ 중압감 시달린 듯
“평가 최소화 등 부담 줄여줘야”
대구에서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이 나라 입시제도가 싫다’는 메모를 남긴 채 아파트에서 몸을 던져 숨졌다. 지난달 24일 10대 청소년 2명이 아파트 11층에서 뛰어내려 숨진 지 열흘 만이고, 2011년 12월 대구 ㄷ중 권아무개(당시 14살)군이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이후 대구에서 14번째 희생자이다.

지난 6일 밤 10시쯤 대구 동구의 한 아파트 15층에서 대구 ㅇ고교 1학년 ㄱ(15)군이 1층 바닥으로 뛰어내려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주민 최아무개(56)씨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최씨는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들려 달려가 봤더니 학생이 쓰러져 있어 119로 신고했다”고 말했다.

ㄱ군이 뛰어내린 아파트 15층 계단에는 ‘이 나라의 입시제도가 싫다’는 글귀가 적힌 메모지와 함께 가방, 볼펜 등이 놓여 있었다. ㄱ군은 이 아파트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빌라에 산다.

경찰은 ㄱ군이 이날 학교에서 밤 9시20분쯤 자율학습을 끝내고 곧바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집 부근 아파트 15층으로 올라가 몸을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아파트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ㄱ군이 가방을 메고 15층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고 말했다.

ㄱ군이 다니는 ㅇ고 교장은 “입학한 지 겨우 사흘이 지나 학생의 사정을 상세하게는 알지 못한다. 학교생활기록부 등 기록을 살펴봤더니 ㄱ군이 중학교 때 성적이 우수했던 것으로 돼 있다.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알 수가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ㄱ군이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 대학에 가서 장학금을 받으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ㄱ군이 ‘현재 고교 3년인 누나가 내년에 대학에 진학하고, 3년 뒤에 자신도 진학하면 부모님들이 경제적으로 힘들어할 것이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아야 한다’는 강박감을 크게 느껴왔다는 주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ㄱ군의 부모와 담임교사 등을 상대로 ㄱ군이 목숨을 끊은 경위를 조사중이다.

최원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지금 같은 성적 경쟁 교육이 지속되는 한 학생들이 겪는 부담감과 고통이 크다. 학교 현장에서는 밖에서 보는 것보다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훨씬 더 심하다는 걸 느낀다.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려면 진단평가처럼 꼭 필요하지 않은 평가는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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