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또 칼부림…윗층 이웃에 흉기 휘두른 50대

부산에서 아파트 아래층 주인이 층간 소음에 항의하며 위층에 사는 이웃한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에서 층간 소음 문제로 이웃을 살해한 사건이 일어나자 부산시가 지난달 28일 300가구 이상의 지역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을 모두 불러 층간 소음 갈등 해소 방안을 교육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지 9일 만이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8일 층간 소음 문제로 위층에 사는 이웃한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살인미수)로 이아무개(52)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지난 7일 밤 10시50분께 부산 북구 ㄱ아파트 8층에서 주인 정아무개(54)씨와 정씨의 어머니(86)한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7층 집에서 저녁부터 소주를 마시고 있다가 위층에서 소음이 계속 들리자 흉기를 들고 위층으로 올라가 현관문을 두드렸다. 정씨의 어머니는 현관문을 열어주지 않다가 이씨가 복도의 창문을 깨려고 하자 문을 열어줬다. 순간 이씨는 정씨 어머니의 복부를 한차례 찌른 뒤 정씨 집 안으로 들어갔다. 이씨는 안방에서 비명을 듣고 거실로 나온 정씨의 옆구리와 목 등 5곳을 찔렀다. 이씨의 아내가 남편을 뒤따라가 말렸으나 힘이 달려 막지 못했다. 이씨의 아내는 남편한테서 흉기를 빼앗아 119에 신고했다. 정씨와 정씨 어머니는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실려갔다. 다행히 두 사람은 병원에서 수술을 무사히 받아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경찰에서 “위층에서 평소 늦은 시각에 베란다 창문이나 변기 뚜껑을 닫는 소리와 설거지 소리가 심하게 들려 여러 차례 항의했는데도 개선되지 않아 술을 먹고 홧김에 흉기를 휘둘렀다”고 말했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달 9일 서울 면목동의 한 아파트에서 층간 소음으로 살인이 일어나자 같은달 28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300가구 이상의 아파트 866곳의 관리소장을 대상으로 ‘층간소음 갈등 해소방안’ 교육을 벌였다. 이날 부산시는 아파트별 ‘층간소음 관리규정’을 만들도록 권고했다. 또 관리소장과 입주민 대표 등이 참여하는 층간 소음 관리위원회를 만들고 층간 소음 갈등을 조정하는 절차를 마련하도록 했다. 또 밤 10시~아침 6시엔 층간 소음 발생을 집중적으로 자제해야 한다는 조항을 관리규정에 담도록 했다.

특히 부산시는 슬리퍼를 신거나 소음방지 전용 양말 착용하기, 소음방지용 매트 깔기, 의자와 책상 등에 소음방지용 뚜껑 또는 패드 붙이기, 늦은 밤과 새벽에 음향·생활·운동·의료보조기기 사용 자제하기, 샤워나 설거지는 밤 10시 이전에 끝내기 등의 생활수칙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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