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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거동 불편한 어른 생각에 내복차림으로 뛰었죠”

등록 2013-03-10 19:40수정 2013-03-10 22:20

이부휘(56) 포천시의장
이부휘(56) 포천시의장
화재 현장서 이웃 할머니 구해낸 이부휘 포천시의장
20미터 거리 홀로 사는 노인 구해
새벽녘 불길 보고 등산객들 소리쳐
구출 2분뒤 전소…어깨에 화상도
“2분만 늦었어도 큰일날 뻔했죠.”

경기 포천시의회 이부휘(56·사진) 의장이 10일 이웃집에 불이 나자 내복 차림으로 뛰어가 홀로 사는 80대 할머니를 구했다.

10일 경기 포천소방서 등의 말을 종합하면, 오전 7시29분께 포천시 영북면 운천리 이아무개(89)씨 집에서 불이 나, 불길 속에 갇혀 있던 이씨를 이웃에 사는 이 의장이 구조했다. 불은 오전 7시29분께 안방에서 발생해 26분 만인 오전 7시55분께 33㎡의 흙벽돌 단층집을 모두 태우고 소방대에 의해 진화됐다.

이곳에서 20여m 떨어진 집에서 사는 이 의장은 “잠을 자다 인근 각흘봉을 찾은 등산객들이 ‘불이 났다’고 외치는 소리에 깼다”고 말했다. 그는 “이웃으로 20년 넘게 살아온 이씨가 평소 고령에 거동이 불편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내복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무조건 이씨의 집으로 달려갔다”고 말했다. 두 집 사이에 다른 민가는 없다.

이 의장이 이씨 집에 도착한 순간에는 점차 불길이 거세지고 있었다. 소방서 쪽은 “불이 나자 집을 빠져나온 할머니가 돈을 꺼내러 다시 집에 들어갔다가 불길에 갇힌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안방 쪽으로 가려는데 불길이 치솟아 실패했다. 그래서 안방 앞에다 수수깡과 나무판, 비닐을 이용해 만들어놓은 차단막을 발로 차 부순 뒤 들여다 보니, 안방 앞에서 2m쯤 떨어진 곳에 이씨가 안절부절하며 서 있었다”고 전했다. 동네 주민들과 함께 부축해 이씨가 밖으로 나온 뒤 2분쯤만에 불은 집 전체로 옮겨붙었다. 이 의장은 어깨에 1도 화상을, 이씨는 손등·엉덩이 등에 2도 화상만 입었다.

포천소방서 영북119안전센터 이성재 팀장은 “현장에 도착해보니 이씨는 구조된 상태였다. 불을 끄는 중에도 부탄가스가 ‘펑’, ‘펑’ 터질 만큼, 조금만 지체됐다면 위험한 상황이었다. 제때 구출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소방서 쪽은 이씨가 부탄가스를 이용해 아침식사를 지으려다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이 의장은 이한동 전 국회부의장의 비서관을 지내는 등 29년째 정당 활동을 했으며 한나라당 포천·연천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을 지냈다.

포천/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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