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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청사, 시민과 눈을 맞췄다

등록 2013-03-10 20:34수정 2013-03-11 10:46

시흥시 건물 리모델링…공간혁신 시도
투명 출입문·시민중심 부서배치 눈길
서울·경기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논란이 됐던 수천억원대의 ‘호화청사’와 달리, 경기 시흥시가 낡은 청사를 리모델링하면서 권위와 격식을 깨고 시민 중심의 공간 개편 등 ‘청사 혁신’을 시도해 눈길을 끈다.

최근 4개월 동안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무리하고 있는 시흥시청을 찾은 8일, 본관과 별관으로 이뤄진 시청사는 깔끔한 갤러리를 연상케 했다. ‘디자인 벽’이라는 본관 2~4층 복도에는 그림을 걸 수 있도록 설치된 액자 레일의 길이만 170m로, 주민들에게 전시공간으로 개방된다. 층마다 굳게 잠겼던 7개의 폐쇄문은 산뜻한 그림 액자로 탈바꿈했다.

청사내 외관만 바뀐 게 아니다. 2층 시장실을 중심으로 모여 있던 실·국장실 6곳은 층별로 분산돼 있던 해당 과로 옮겨갔다. 민원인들이 찾기 부담스러웠던 사무실의 두꺼운 철문은 문밖에서도 내부를 환히 들여다볼 수 있도록 투명한 유리문으로 바뀌었고, 사무실과 사무실을 나누던 두꺼운 벽은 투명 유리로 대체됐다.

본관 1층은 시민들이 자주 찾는 부서들이 자리했다. 시민들의 ‘신문고’ 구실을 하는 호민관실, 시정을 알릴 시정브리핑실 옆으로 사회복지과·민원지적과·세정과·가족여성과 등이 나란히 들어섰다. 70여명에 이르는 팀장과 일부 과장의 책상은 일반 하위직 직원들 책상과 나란히 배치하는 등 서열과 위계를 중시하는 공무원 사회의 격식도 과감하게 깼다.

김윤식 시흥시장은 “시장을 바라보는 공무원 조직이 아니라, 시민을 향해 앉아 있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 ‘시민보다 과장을, 과장보다 국장을, 국장보다 시장을’ 염두에 두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시 행정의 중심이 되도록 시청사 공간을 바꾸도록 했다”고 말했다.

리모델링에 든 비용은 모두 7억여원이다. 1곳당 건설비만 1000억~2000억원에 이르는 호화청사에 견줄 바는 아니지만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좋은 평을 얻고 있다. 1997년에 건립돼 올해로 17년째를 맞은 시청사는 좁고 낡아 그동안 불편 호소가 이어졌다.

시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리모델링 말이 나오자 ‘왜 돈 들어가는 일을 하느냐’는 일부 비판도 있었지만, 지금은 반응이 좋은 쪽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시흥환경운동연합 서경옥 사무국장은 “공간의 혁신적 개혁만큼이나 시 행정의 내용도 시민을 향해 좀더 낮아지고 투명해지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흥/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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