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째 재정부족…초라한 53돌
올 예산 3억 깎여 “국비 지원을”
올 예산 3억 깎여 “국비 지원을”
1960년 3월 경남 마산상고에 합격통지서를 받으러 갔던 전북 남원 출신의 김주열은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항거하는 3·15 의거에 참가한 뒤 실종됐다. 27일 만인 4월11일 마산 앞바다에서 떠올랐던 그의 주검은 4·19의 도화선이 됐다. 14일 남원 김주열 열사 묘역 광장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53돌 추모행사가 열렸다. 4·19 혁명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던 김 열사를 기억하고 기리기 위한 추모공원화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남원시는 김 열사가 모셔진 금지면 옹정리 일대 터 3만1760㎡에 2006년부터 추모공원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2009년 묘역에서 500여m 떨어진 열사 생가를 복원했고, 지난해까지 주변 터를 96% 매입했다. 지금까지 이 사업에는 국비 5억4000만원을 포함해 모두 14억4800만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해 나머지 땅 4%를 매입하지 못했고, 기념관과 광장 등을 아직 짓지 못하고 있다. 또 15년이 넘은 추모각은 균열로 심하게 비틀어졌고, 일부 지반 침하도 발생하고 있다. 주차장은 미완성 상태로 방치됐고, 화장실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남원시는 터 추가 매입비 3억원을 편성했지만 전액 삭감당했고, 추모각 보수용으로 올해 시비 7000만원만 겨우 확보했다.
박영철(72)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전 회장은 “초·중·고 수학여행단이 이곳을 찾아 민주정신을 배울 수 있기를 바라지만, 지금은 학생들을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운 상태다. 4·19를 촉발했던 김 열사의 뼈가 묻힌 이곳은 관리가 안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남원시 관계자도 “열사 출생지와 묘가 있는 이 추모공원은 의미가 깊지만 아직 추진이 미완의 상태다. 찔끔찔끔 지원하는 열악한 지방재정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국비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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