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맞서…광주학교자치조례 재의결

의회 찬성률, 1차때보다 높은 83%
9월 시행…교과부, 무효소송 낼수도
“참여·소통으로 교육 새문화 필 것”

광주시의회가 학교자치조례를 재의결해 학교에 실질적 자치가 도입되고,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의회는 14일 교육과학기술부의 요청에 따라 광주시교육청이 재의를 요구한 ‘광주광역시학교자치조례’를 재의결했다. 시의원 23명이 참여해 실시한 기명 전자투표에서 찬성 19명, 반대 4명으로 찬성률 82.6%를 기록해 재의결에 필요한 3분의 2 이상을 무난히 넘어섰다. 지난 1월31일 처음 의결할 때는 찬성 20명, 반대 4명, 기권 1명으로 찬성률 80.0%를 기록했다.

이 조례는 학생회와 교사회, 직원회, 학부모회 등 학내 자치기구의 활동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아 구성원 사이의 참여와 소통을 보장하고 있어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삼원 정광중 교사는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은 학교폭력의 원인은 억압적인 불통의 문화이다. 학교에 토론과 자치가 정착되면 폐회로(CC)텔레비전으로도 못 막는 학교폭력도 차츰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광주교육정책연구소 유양식 장학사도 “학생자치가 보장된 혁신학교 신광중은 한해 폭력건수가 30건에서 3건으로 줄어들었다. 이 조례가 시행돼 교사-학생, 학생-학생 사이에 믿음이 쌓이면 우발적인 다툼은 몰라도 학교폭력이나 금품갈취 등은 자율적으로 해결하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또 학교 예산을 편성할 때 학생회와 학부모회의 의견도 들어야 하고, 학교장이 인사위원회의 결정과 다르게 인사를 하면 교무회의에 이를 보고하도록 하는 절차도 담겨 있다. 지난해 6월 주민 서명을 받아 이 조례안을 발의한 ‘광주학교자치조례 제정 운동본부’는 성명을 통해 “재의결한 조례를 대법원에 제소할 수 있게 한 지방자치법을 개정해 지방자치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미경 시교육청 조직법무 담당도 “학생인권조례가 학생의 권리 존중을 선언했다면, 학교자치조례는 민주적 학교 공동체를 만들 방안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시의회에서 결과를 송달받는 대로 5일 안(22일께)에 공포할 방침이다. 조례 발효는 준비 과정을 거쳐 9월1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교과부에 조례 공포예정 보고를 한 뒤 조례 무효소송을 제기하라는 요구를 받아도 이를 거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교과부가 직접 조례 무효소송을 대법원에 제기하면 발효가 늦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지만 광주·전남교육을 생각하는 학부모연합과 광주지역학교운영위원회연합 등 일부 단체는 조례를 폐기하라는 서명운동을 벌일 태세다.

안관옥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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