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대(73) 이사장
오사카 백두학원 김성대 이사장
개교 67년만에 첫 고향 수학여행
개교 67년만에 첫 고향 수학여행
“해방이 되자 조규훈(1906~2000) 선생을 중심으로 강제징용됐던 제주 사람들이 모여 일본에 ‘백두동지회’를 만들었어요. ‘백두’는 검은 머리가 흰 머리가 될 때까지 봉사하자는 뜻이지요. 이때 만든 학교가 백두학원입니다. 귀국에 대비해 한국어와 기술을 가르치고 조국 재건의 핵심 인력으로 활용하려 했어요.”
일본 오사카시 스미요시구에 있는 백두학원의 김성대(73·사진) 이사장은 18일 학원 설립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15일 수학여행단을 이끌고 제주를 찾은 김 이사장은 제주시 도두 출신으로, 백두학원 산하 건국고 9회 졸업생이다.
제주시 조천읍 신촌 출신인 조규훈 선생은 해방 전후 고베에서 고무·방적·목재 등 여러 분야의 사업에 성공해 학교 설립을 주도했다. 1946년 3월 설립된 백두학원 산하 건국학교는 51년에는 일본 문부성의 인가를 받은 정식학교로 발돋움했고, 우리나라 정부도 인가한 정규 사립학교다. 학원 산하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414명이 재학하고 있다. 졸업생 1만여명이 오사카 등지에서 활발하게 활약하고 있다고 김 이사장은 덧붙였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교 진학을 포기하려다가 백두학원의 학생모집 설명회를 보고 건국고에 입학했다는 그는 그 덕분에 대학까지 다닐 수 있었고, 오늘의 자신이 있게 됐다고 했다.
백두학원 학생들이 개교 이래 처음으로 제주 나들이에 나섰다. 김 이사장은 지난 15~18일 3박4일 일정으로 건국중 수학여행단 38명과 함께 제주도를 둘러봤다. 건국학교에서는 2011년 우근민 제주지사가 학교를 방문한 뒤 선물한 돌하르방 2기를 학교 정문 앞에 세워놓았고, 학교 도서관에 제주도 코너도 만들었다.
“한국어 교육만큼은 확실하게 하고 있어요. 일주일에 4~5시간 정도 한국어를 가르치는데 중·고교 과정 6년을 다니면 우리말을 다 합니다. 그것이 민족학교 아닙니까?”
김 이사장은 “학생들에게 제주도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수학여행단을 제주도로 보내겠다”고 말했다.
제주/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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