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이사람] “돌가마 옹기에 제주삶 그득…피난도 함께”

등록 2013-03-24 19:32수정 2013-03-24 21:12

염미경(47) 제주대 사회교육과 교수
염미경(47) 제주대 사회교육과 교수
‘제주옹기와 사람들’ 펴낸 염미경 제주대 교수
현무암가마에 유약 없이 구워내
도공 12명 구술받아 6년간 분석
“유네스코 문화유산 될만한 가치”
“제주옹기에는 제주인들의 삶이 녹아 있어요. 4·3 사건 때도 주민들이 산이나 굴 속으로 피신하면서 옹기를 갖고 갔을 정도니까요. 제주옹기는 제주의 흙으로만 빚고, 현무암으로 만든 제주 고유의 돌가마에서 구워지기 때문에 독특하고 제주만의 멋이 있어요.”

10여년 동안 제주옹기를 연구해온 염미경(47·사진) 제주대 사회교육과 교수가 최근 <제주옹기와 사람들-소멸과 재현의 지역사>(도서출판 선인)를 펴냈다. 1990년대 들어 제주옹기의 제작과정, 가마의 구조와 형태, 보존, 지원방안 등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으나 옹기공업의 역사적 형성과 전개과정에 기초한 인문학적 연구를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남 출신인 염 교수는 2000년대 초반 제주도에 왔을 때 한눈에 제주옹기의 특이성을 봤다고 한다. “고향에서 보던 옹기와 제주의 옹기는 완전히 달랐어요. 제주사람들의 생활에 옹기가 스며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당시는 도예 연구가들이 문화예술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었는데, 옹기에 깃든 생활사, 지역사를 보고 싶어 인문학적 연구를 하게 됐어요.”

그는 제주옹기의 특징으로 돌가마를 이용하고, 유약을 바르지 않아도 바른 것처럼 고운 색깔이 난다고 했다. 특히 생활사적으로는 옹기 제작 과정이 가마를 만들거나 불을 때는 사람 등으로 분업화되고 협업할 수밖에 없는 공동작업으로 이뤄지고, 이것이 지역 공동체 형성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책에서 12명의 옹기 도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제주옹기가 재래공업으로 존재했다가 소멸하고, 문화로서 재생되는 과정과 옹기가 제주에 뿌리내리게 된 과정을 구술사적인 관점에서 담아내려고 했다. 도공들의 구술은 생활사이면서 산업사이고, 문화사이기도 하다. 도공 1명에 7~8시간의 구술을 듣고 이를 활자화한 뒤 분석하기까지는 6년이 걸렸다. 염 교수는 제주옹기가 생산되기 시작한 시기를 17세기 후반으로 추정하고, 제주지역에 토착화되면서 옹기제조가 독특한 제주식으로 뿌리를 내렸다고 분석했다.

그가 제주옹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2000년대 초부터 10여년 동안 모은 옹기도 100여점에 이른다. 물허벅, 씨항아리, 물독, 간장독 등이 집에 차곡차곡 전시돼 있다.

“협업 공동체 정신이 녹아 있는 제주옹기는 제주의 문화적 유산입니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할 충분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한 작업을 서둘러야 합니다. 제주옹기는 제주다운, 제주답게 뿌리내린 제주만의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안철수가 호남의 적자는 아니지만 호남의 사위 아닌가”
김한길 당대표 출마선언…“안철수 껴안아야”
야자 때 여친 만나는 장발장? 서글픈 ‘레스쿨제라블’
류현진, 시범경기 2승…7이닝 2실점 역투
[화보] ‘600년만의 만남’ 두 교황 기도하며…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