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천주교 주교, 쌍용차 농성철탑 오르다

등록 2013-03-25 20:18수정 2013-03-25 22:47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126일째 고공농성 중인 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송전탑 아래에서 25일 오후 이성효 천주교 주교와 사제, 신자 등 700여명이 쌍용차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미사를 올리고 있다. 평택/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126일째 고공농성 중인 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송전탑 아래에서 25일 오후 이성효 천주교 주교와 사제, 신자 등 700여명이 쌍용차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미사를 올리고 있다. 평택/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노동자 만난 이용훈 주교
“사태 해결은 인간의 도리
정부·회사 빨리 대화해야”
“국민 대통합 대통령은 어디로 갔나요?”

박근혜 정부가 25일로 출범 한달을 맞았지만, 경기도 평택공장 앞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정부의 관심조차 받지 못했다. 정부가 손을 놓은 사이, 천주교 주교가 철탑에 오르는 등 쌍용차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종교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인 이용훈 주교와 장동훈 총무 신부는 이날 오전 11시께 고가사다리차를 이용해 15만볼트의 전기가 흐르는 송전탑에 올라, 126일째 고공농성을 벌여온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상균(52) 전 쌍용차 지부장과 복기성(37) 비정규직 수석부지회장을 만났다.

면담을 마친 이 주교는 “(쌍용차 사태는) 법적으로 다툴 문제가 아니다. 인간의 도리(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모와 아내 그리고 아이들이 있을 텐데 얼마나 무겁고 힘들까. 24명의 노동자가 아프게 세상을 떠났는데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현실을 그대로 두고 보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 정부와 지방정부, 회사, 해고자 대표들이 함께 대화를 빨리 나눠야 사태 해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전탑은 지난겨울의 모진 추위를 이겨내 봄 햇살을 맞았지만, 고공 송전탑의 ‘칼바람’은 여전했다. 이 주교는 “건강이 썩 좋지 않아 보였다”고 농성자들의 상태를 전했다.

쌍용차처럼 전국 장기 농성중인 사업장은 줄잡아 20여곳이며, 평택 쌍용차 공장과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 등 전국 5곳의 고공농성장에서는 쓰러지는 노동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20일 홍종인(40)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장이 151일간의 고공농성 끝에 쓰러졌고, 15일엔 문기주(54) 쌍용차 정비지회장이 116일 만에 병원으로 실려갔다.

하지만 정부나 회사는 여전히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송전탑 위를 봐도 내가 할 말이 없고, 송전탑 위 동지들이 나를 봐도 할 말이 없다. 지옥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언제나 문을 열어놓았지만 정리해고 이후 5년, 고공농성 126일이 이어지는 동안 대화 제의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말했다.

오후 2시께 평택 송전탑 아래에서 이성효 주교의 주례로 열린 ‘쌍용차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미사’에는 1000여명이 참가해 △해고자 복직을 전제로 한 노사정 협의기구 구성 △정리해고·대량해고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체계 마련 △의혹 규명과 손해배상·가압류 취하를 촉구했다. 31일엔 서울 대한문 쌍용차 분향소 앞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손달익 목사가 주관하는 거리 부활절 예배도 열린다.

‘천주교 수원교구 공동선 실현 사제연대’ 김재욱 사무국장은 “‘억울한 국민이 없게 하겠다’, ‘정리해고만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하던 박근혜 대통령은 어디 있나요? 국민 대통합 대통령은 노동자들의 절절한 목소리를 듣는 것부터 (시작된다)”라고 말했다.

평택/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성접대·역외탈세·무기상…인사마다 죄다 이 모양이냐”
“원세훈, 직원을 개인 집사처럼 여겨”
SKT ‘망내통화 공짜’ 파격마케팅 속내는…
승무원에 ‘치마강요’ 아시아나 드디어 바지 입는다
취업 ‘메뚜기족’ 안되려면…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