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산하 공공기관장 왜 이러나

대경연구원장 연임위해 정관개정
패션산업연구원장 비리의혹 사퇴
대구문화재단 대표도 중도 사직

대구경북연구원 한국패션산업연구원 대구문화재단 등 대구시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 산하 공공기관에서 대표 선임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구시가 비리에 연루된 대표를 두둔하는 바람에 노조와 시민단체들의 반발도 거세다.

대구경북연구원은 이른 시일 안에 이사회를 열어 노조와 시민단체로부터 사퇴압력을 받고 있는 현 이성근 원장(영남대 교수)의 연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대구시와 연구원 관계자들은 “이사회에서 격론이 예상되지만 이사장인 김범일 시장의 의중이 중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분위기로 봐서 비리에도 아랑곳없이 이 원장의 연임 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연구원 이사회는 김범일 대구시장과 하춘수 대구은행장을 이사장과 부이사장으로 해, 김관용 경북지사, 영남대 총장, 계명대 총장,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경북상공회의소 회장 등 모두 10명의 이사들로 구성돼 있다.

이에 전국공공연구노조와 대구시민단체들은 “양주 상납 사건, 원고 대필, 새누리당에 치우친 정치행보 등 비리에 연루된 이 원장을 퇴임시키고 공개모집을 통해 후임자를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정해용 대구시의회 의원도 “이 원장의 잘못으로 연구원이 활기를 잃고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며 사퇴를 주장했다. 2011년 7월에 취임한 이 원장은 오는 21일로 임기가 끝난다. 대구경북연구원은 대구시와 경북도에서 각각 30억원씩 지원받아 직원 100여명이 연구활동을 하고 있으며, 대구경북의 싱크탱크로 불린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구시에서 해마다 15억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받는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은 지난 2월25일 이사회에서 뽑힌 신임 원장이 비리 의혹에 연루돼 한달여 만에 사퇴하는 바람에 현재 원장이 공석이다. 대구시는 공무원과 공무원의 자녀를 직원으로 채용하고 각종 수의계약 비리 등에 관련됐다는 의혹을 받아온 김창규 연구원 기획경영본부장을 원장으로 내정했지만 중앙정부에서 사퇴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종우 대구시 섬유패션과장은 “곧 이사회를 열어 신임 원장을 선임하는 절차와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중앙정부와 대구시가 한해 130여억원을 지원하고 있는 대구문화재단도 지난달 20일 김정길 대표가 임기를 2년 넘게 남겨두고 사직해 보름째 공석이다.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이 대표 직무대리를 맡고 있다.

대구시는 “시의회에서 문화재단 대표의 선임절차 등에 관한 조례가 만들어지면 이달말이나 5월쯤 후임 대표를 임명하는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는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사퇴한 문화재단 대표를 임명한 김범일 대구시장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구대선 기자 [e-mail]

<한겨레 인기기사>

■ 아 울컥하네…직장인 속 뒤집어질 때 1위는
■ ‘데이터 선물하기’도 역시 남자가 여자에게 퍼주기
■ 낙마 김종훈 한국서 뺨맞고 미국서 화풀이?
■ 세계 최강 전투기 F-22 한반도 출격 ‘다음엔 핵항모?’
■ [화보] ‘벚꽃엔딩’처럼…진해 군항제 개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