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와 아이들-그리다'(정미진)
이중섭 미술관~소암 기념관까지
4.3km에 설치예술 작품 40점 세워
지역 독특한 이야기 예술로 표현
4.3km에 설치예술 작품 40점 세워
지역 독특한 이야기 예술로 표현
제주 서귀포 해안가를 ‘미술마을’로 만드는 프로젝트가 완성됐다.
‘2012 마을미술프로젝트 추진위원회’(총괄감독 김해곤)와 서귀포시는 1일 서귀포시 송산동, 정방동, 천지동을 끼고 있는 길을 따라 지역의 독특한 이야기를 예술작품으로 표현해 대규모 미술마을을 만드는 사업으로 추진한 ‘유토피아로’(遊土彼我路)가 완성돼 12일 개막식을 연다고 밝혔다.
유토피아로는 ‘너와 내가 만나서 문화로 즐기면서 거니는 곳’이라는 뜻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행복프로젝트에 당선돼 추진됐다. 지난해 3월부터 지금까지 40개팀 200여명이 참가해 이중섭 미술관~서귀포예술시장~샛기정공원~칠십리 시 공원~천지연로~자구리해안~서복전시관~소암기념관을 거치는 4.3㎞의 거리에 40점의 각종 작품을 설치했다.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길을 따라 걸으면서 100m에 한개꼴로 설치된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
자구리해안에는 이중섭의 작업배경 장소를 기념할 수 있는 ’게와 아이들-그리다’(정미진) 조형물(사진)을 브론즈로 실감나게 재현했다. 샛기정공원에는 물허벅을 지고 물을 나르던 길을 통해 주민과 이방인의 소통, 자연의 소중함을 표현한 ‘샛기정, 구름으로 살다’(이광진)라는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고사목과 돌, 도기 등을 이용해 제주의 상장동물인 말 가족을 형상화한 ‘영원한 생명’(이승수), 제주 서예인 150여명이 서예작품을 현무암 판석에 음각으로 새긴 ‘사람은’(제주서예문인화총연합회) 등의 작품도 걸음을 멈추게 한다.‘’
김해곤 총괄감독은 “불로장생을 꿈꾸던 진시황은 제주도를 불로초가 있는 유토피아로, 세종대왕은 장수를 상징하는 남극노인성을 볼 수 있는 유토피아로 보았다. 이중섭은 한국전쟁 시기 피난생활 속에서도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서귀포 해안을 유토피아로 그렸다. 서귀포를 ‘지붕 없는 미술관’의 유토피아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설치된 작품의 원형을 유지하고 이를 지역의 마을 살리기로 활성화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향후 과제다. 김 감독은 “이번 설치된 작품을 본뜬 소품들을 만들어 판매하거나 예술카페 등을 만드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지역예술인들과 자치단체가 힘을 합쳐 지속가능한 미술마을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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