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원, 타당성 검토 용역 맡겨
“매년 900억원 세수·일자리 기대”
시민단체 “환경파괴·도박장려” 비판
“매년 900억원 세수·일자리 기대”
시민단체 “환경파괴·도박장려” 비판
부산시가 출자한 스포원(옛 부산경륜공단)이 모터보트 경주를 보며 베팅을 하는 경정장을 추진하기 위해 전문기관에 용역을 맡긴 사실이 확인됐다. 시민환경단체들은 “자치단체 공기업이 앞장서서 환경을 파괴하며 도박산업을 유치하려 한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스포원은 4일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 경정장에 이어 두번째 경정장을 2015년까지 부산에 개장하기로 하고 부산발전연구원에 최근 경제성과 경정장 위치 등을 따져보는 타당성 검토 용역을 맡겼다”고 밝혔다. 스포원은 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가 나오면 기본계획실시설계 용역 등을 거쳐 문화체육관광부에 경정장 개장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스포원은 유속이 빠르고 파도가 높아 모터보트 경주가 힘든데다 문화재 보호구역과 철새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 많은 낙동강 본류보다는 부산 북구 화명동~경남 양산 낙동강 둔치와 서낙동강 등에 600억원을 들여 관람석 등을 갖춘 경정장을 짓고 경정 장비를 구입할 예정이다.
스포원은 미사리 경정장이 겨울철에 얼음이 얼어 경기를 하지 않고 있는 것과 달리 부산 경정장은 겨울에도 얼지 않아 매주 수·목요일에 연중 경기가 가능하다고 본다. 이에 따라 부산 경정장의 경기를 전국 장외매장 18곳에 중계를 하면 해마다 7300억원 이상의 매출과 900여억원의 세수를 올리고 380명의 일자리를 만들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스포원은 경륜장을 운영해 해마다 300여억원의 세수를 올리고 450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은 “부산시가 2003년 경륜장과 2005년 경마장에 이어 중독성이 강한 사행성 경기장을 또다시 유치하려 한다. 경정장 운영으로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하지만 결국 시민들의 주머닛돈으로 세원을 확보하겠다는 말과 다름없다”며 반대운동에 나설 태도다.
이준경 생명그물 정책실장은 “낙동강 본류가 아니라 둔치에 경정장을 만들어도 모터보트 소음에 철새 등이 생태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 천혜의 낙동강 생태환경을 보존하는 대책을 먼저 세우지 않고 유람선에 이어 경정장까지 만드는 것은 순서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스포원 관계자는 “일본은 2차 세계대전 뒤 24개의 경정장을 만들어 수입 전액을 복구비로 사용했다. 싱가포르는 카지노 수입 전액을 노인복지에 사용하고 있다. 우리도 경정장 수익 전액을 시민들한테 돌려준다. 타당성 조사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주민 공청회 등을 열어 문제점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경정은 6명이 모터보트를 타고 네모 모양의 600m 구간을 세 바퀴 도는 수상경기다. 관람객들은 직접 현장이나 전국에 설치된 장외매장에서 스크린으로 경기를 보며 1경주당 10만원까지 베팅을 할 수 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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