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소방본부 119화생방 대응팀 직원이 10일 오전 충북 청원 대명광학에서 유독가스 배출 상황 등을 설명하고 있다. 청원/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200여명 병원치료
충북 청원군 오창과학산업단지안에서 유독가스 사고로 200여명이 병원치료를 받았다.
10일 새벽 3시30분께 청원군 오창읍 오창과학산업2로 대명광학㈜에서 유독가스가 발생해 이 공장 직원 20여명과 인근 반도체업체 ㄴ사 2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210명 등이 충북대병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노동자들은 구토·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보였으며 ㄴ사의 박아무개(41)씨 등 6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지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사고 당시 대명광학에는 직원 30명, ㄴ사는 250명이 일하고 있었다. ㄴ사는 새벽 4시께부터 작업을 중단하고 직원들을 대피시켰다.
대명광학은 “제조한 플라스틱 안경 렌즈를 딱딱하게 굳히는 경화설비 ‘중합로’ 고장으로 과열이 발생했고, 그안에 넣었던 렌즈(500여개 추정)가 타면서 발생한 연기가 ㄴ사 공장 등으로 확산됐다. 일본에서 수입해 쓰고 있는 렌즈 재료(모노머)에 소량의 황 성분이 들어있다”고 밝혔다.
충북도 환경정책과 쪽은 “사고로 유독 가스가 발생했지만 여과 장치가 이 가스를 제대로 정화하지 못해 옆 공장 등으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배출 가스에는 이산화황, 일산화탄소 등 유해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대명광학은 유해화학물질관리법상의 유독물 영업업체로 등록돼 있지 않다. 사고 신고는 오전 7시3분께 이뤄졌다. 충북도는 “유독가스 등을 쓰는 유독물 취급 업체가 아니어서 사고발생, 늦은 신고 등을 문제 삼을 수는 없지만 경찰 등의 조사가 나오는대로 과실 등을 따져 볼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고 뒤 직원들을 대피시키고 조업을 중단한 ㄴ사는 대명광학 쪽에 거액의 손해 배상을 청구할 참이다.
고성호 ㄴ사 총무팀장은 “그동안 대명광학 쪽에서 여러차례 유독 가스가 배출돼 그때마다 시정을 요구했지만 고쳐지지 않았다. 이번에는 직원들이 병원 치료를 받은 데다 조업도 멈춰 수억원의 피해가 난 만큼 적절한 배상을 요구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대명광학은 1985년 5월 창업했으며, 대전, 중국 항저우 등에도 공장이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안경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5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으며, 연간 5천만개의 렌즈를 생산해 매출액 1200억원의 중견기업이다.
청원/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제주보다 가까운 섬 대마도 간편여행
■ 직장인 ‘딱 걸렸다’ 싶은 순간 아찔한 순간 1위는?
■ “기자들에게 고작 ‘성 팔이’ 기사나 쓰게 하다니…”
■ 아이 셋 육아휴직 아빠에 “아니 왜...”
■ [화보] 4월에 눈이라니!
■ 제주보다 가까운 섬 대마도 간편여행
■ 직장인 ‘딱 걸렸다’ 싶은 순간 아찔한 순간 1위는?
■ “기자들에게 고작 ‘성 팔이’ 기사나 쓰게 하다니…”
■ 아이 셋 육아휴직 아빠에 “아니 왜...”
■ [화보] 4월에 눈이라니!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