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꼼수’ 온천개발에 속타는 지리산

등록 2013-04-11 20:28수정 2013-04-11 22:23

업자가 남원시 산내면에 관정 파
‘지하수 조사’ 명목 굴착허가 받아
만수천·수달 서식지 악영향 우려
주민들 “식수도 부족” 거센 반대
전북 남원시 산내면 대정리 주민들은 지난달 15일 굴착기로 땅을 파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한 온천개발업체가 지하수 관정 굴착신고를 한 뒤 슬그머니 온천개발 계획에 따라 굴착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개발업체 홍아무개씨는 지난 2월25일 남원시에 ‘지하수 영향조사’라는 명목으로 지하수법에 따른 굴착 신청을 해 신고증을 교부받고 굴착공사를 강행하려다가 저지당한 뒤에도 여러 차례 굴착을 시도했다. 주민들과 업체 간에 현장에서 충돌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남원시는 온천법이 아니라 지하수법에 따른 공사가 진행됐다며 지난 4일 공사를 중지시켰다. 그러자 개발업자는 8일 온천개발을 위한 굴착신고서를 남원시에 접수했다.

국립공원 지리산 자락에 사는 남원시 산내면 주민들이 청정지역에 온천이 들어서는 것에 반대하고 나섰다.

남원시 산내면 대정리 주민들과 전북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들은 10일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리산의 깨끗한 물을 고갈시키는 온천개발사업을 중단하고, 지금 굴착해 놓은 20여m 공사 현장을 원상복구하라”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온천개발로 인해 중기마을 등 주변 5개 마을의 식수 고갈 위험이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곳은 해마다 급수제한을 할 정도로 물이 부족한 형편으로, 식수도 모자라는 곳이다. 주민들은 “하루 300t 이상의 지하수를 쓰는 온천이 생긴다면 식수 및 농업용수 고갈과 주변 하천인 만수천 오염의 결과는 재앙에 가까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내면 성인인구 2000여명 중에서, 온천개발에 반대하는 주민 834명이 서명을 했다.

더욱이 온천개발 현장은 300m 근처에 만수천이 흐르고 멸종위기종 수달이 서식하고 있다. 실상사 앞 만수천은 경남 함양의 임천, 산청의 경호강, 진주 남강을 거쳐 낙동강으로 흐른다. 이들은 “남원시는 편법을 사용해 굴착을 진행했다가 온천개발 사실이 알려져 굴착공사를 중단한 업체에 대해 온천 굴착공사를 허가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온천에서 나오는 더운 폐수와 오수는 전북과 물 문제로 예민한 경남의 지역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장에서 500m 안에 위치한 실상사 쪽도 “남원시는 산내면 주민들의 간절한 바람에 귀를 귀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원시 관계자는 “온천자원의 존재 여부를 알 수 있도록 온천협회에 자료를 요구한 상태로, 회신이 오면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