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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ATM부스 턱높아 돈 못뽑는 설움 아시나요

등록 2013-04-11 21:03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5년
일상 곳곳서 불편민원 여전
대구인권사무소 “시정요청”
1급 지체장애인 박아무개(30)씨는 최근 대구시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장례식장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모든 통로가 계단으로 이뤄져 있어 박씨는 끝내 휠체어를 타고 2층에 마련된 분향소까지 올라갈 수 없었다.

역시 1급 지체장애인 김아무개(45)씨도 동대구역에 설치된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부스의 턱이 높아 휠체어를 탄 채 이용하기가 불가능하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생면부지의 다른 사람한테 은행계좌와 비밀번호까지 알려주며 돈을 인출할 때마다 느끼는 불안감을 털어놨다.

장애인단체와 시민단체로 이뤄진 ‘장애인 차별 철폐 대구투쟁연대’는 11일 장애인 차별금지법 시행 5주년을 맞아 대구시민들을 상대로 접수한 불편민원 79건을 공개했다. 휠체어에 의존하고 있는 뇌병변 장애인, 지체장애인들은 상점 앞이나 은행 자동입출금기 부스의 턱이 높아 접근이 어렵다는 진정을 많이 냈다. 역이나 은행 등 공공기관에 설치된 장애인 화장실이 허술하고, 비상호출기마저 작동하지 않아 곤욕을 치렀다는 장애인들도 적지 않았다.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정아무개(34)씨는 지역방송국에 수화통역 및 한글자막 방송을 전체 프로그램으로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진정했다. 특수학교 교사로 근무하는 배아무개(시각장애 1급)씨와 조아무개(지체장애 1급)씨는 “장애 때문에 학생지도와 수업준비 등에 어려움이 많아 도우미가 필요하지만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지원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았다. 관련 법규를 고쳐서라도 지원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장애인 차별철폐 대구투쟁연대 노금호 집행위원장은 “장애인 차별금지법이 제정될 때만 해도 장애인들은 ‘이제 봄날이 올 것이다’ ‘앞으로 차별이 없어지겠지’ 하는 기대를 했지만 법이 시행된 지 5년이 지난 지금 실망이 앞선다. 지자체가 제정한 조례도 중요한 내용이 빠진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장애인 차별철폐 대구투쟁연대는 장애인 차별민원 79건을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에 접수시켰다.

김용국 대구인권사무소장은 “현장 조사와 법률 검토 등 민원내용을 면밀히 살펴본 뒤 법을 어겨가며 장애인을 차별한 공공기관과 민간점포 등에 시정요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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