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 우이동 북한산을 막고 있는 ‘더 파인트리’ 콘도미니엄의 모습. 서울시·강북구가 콘도 인허가 과정에서 각종 기준을 편법으로 완화해준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초 이 건물의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돼 있다.
2009년 서울시 편법 허가받아
14개동 호화콘도 분양 어렵자
작년초 공사중단 애물단지로
14개동 호화콘도 분양 어렵자
작년초 공사중단 애물단지로
서울 강북구 우이동 북한산 들머리, 상춘객들이 오르내리는 계곡 옆에 거대한 잿빛 콘크리트 건물이 우뚝 서 있다. ‘더 파인트리’ 콘도미니엄이다. 지난 7일, 휴일을 맞아 홀로 산행을 하던 전영욱(64)씨는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을 즐기려는데, 들어서자마자 커다란 건물이 가로막고 서 있어 북한산의 정취가 엉망이 됐다. 이런 건물이 어떻게 여기 들어설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우이동 산14-3번지 일대 옛 그린파크 호텔 부지에 들어서고 있는 호화 콘도미니엄은 ‘흉물’이 돼버렸다. 7층짜리 건물 한 채가 있던 자리에 지하 4층~지상 7층 규모의 콘도 14개동이 병풍처럼 들어서면서 북한산 일대 경관과 환경을 해칠 것이란 우려(<한겨레> 2010년 8월17일치 10면)가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이 건물은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4월 완공돼야 했다. 322실 규모로 전체 방의 83%가 200㎡(60평) 이상이다. 가장 큰 객실은 504.01㎡(152.5평)에 이른다. 실내외 수영장과 골프연습장 등 부대시설도 갖췄다. 이 건물의 건축허가는 2009년 강북구가 내줬다.
공사는 지난해 초 사실상 중단됐다. 콘도 인허가 과정에서 강북구와 서울시가 편법으로 각종 기준을 완화해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분양이 어려워지자 공사까지 멈춘 것이다. 당시 서울시는 관련 공무원 31명을 문책하고, 특혜 의혹과 관련해 감사원에 감사청구까지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법적으로 사업을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는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도시지역계획학)는 “서울시와 정부가 나서 건물 등을 매입한 뒤, 청소년 수련시설 등 공공시설로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다 건축 수명이 다하면 철거하고 공원을 만드는 것이 북한산을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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